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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김강민도 비슷한 징크스가 있었다. 그는 "반대로 예상해달라"고 주문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SK가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모두 뒤엎고 올라왔다며 이런 말을 했다. 김강민의 말도 맞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선발이 강한 KIA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것이라 했고, 방망이가 좋은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다.
징크스, 매일 승부를 겨뤄야만 하는 프로 선수나 감독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연승을 달릴 때, 혹은 연속 기록이 달려있을 때 징크스를 믿는 경우가 많다. 배트나 글러브, 아대 등 특정 장비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일은 다반사다. 감독의 경우 같은 유니폼을 계속 착용한다거나, 심지어 세탁하지 않은 속옷을 계속 입는 일도 있다. 반대로 징크스를 일부러 만들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징크스에 얽매이다 보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말한다.
SK는 패배 뒤 후유증이 가장 적은 팀이다.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준플레이오프서 1차전에서 패한 뒤 선수단 분위기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플레이오프서 1승1패가 됐을 때도, 2승2패가 됐을 때도 그랬다. 모두들 "하루 이틀 져보나. 오늘 이기면 된다"고 말한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의 큰 경기 경험이 SK 선수들을 강하게 단련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좀 다른 모양이다. 징크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감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쨌든 징크스는 '절박함'의 상징이다. 자신감은 조금 잃었을지 몰라도 SK 선수들은 우승에 목말라있다. 1,2차전에서 패한 뒤 SK 선수들은 2007년 한국시리즈를 떠올렸다. 당시 SK는 두산에게 2연패한 뒤 극적인 4연승으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당시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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