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SK '어게인 2007'을 꿈꾼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14:14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SK 마지막 타자 정근우를 삼진으로 잡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10,26


'2연승? 2연패? 안심도, 절망도 이르다.'

삼성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 연승을 거두면서 대망의 챔피언에 바짝 다가선 느낌이다.

아무래도 역대 한국시리즈 경험상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28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총 14차례였는데 이 가운데 13번이나 1, 2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92.9%의 확률이다.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경우도 28차례 가운데 22차례로 79% 무시할 수 없는 성공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확률은 확률일 뿐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같은 확률 게임은 위력을 약간 상실했다. 작년까지 역대 20차례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PO에 진출한 경우는 모두 18차례(90%)에 달했지만 KIA는 1차전에서 승리하고도 결국 SK에 밀리고 말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SK가 결코 낙담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는 이번 준PO때와 마찬가지로 확률의 법칙을 거스른 전문가다.

한국시리즈 사상 유일하게 1, 2차전 연패한 팀이 이후 4연승의 대반전을 이룩하며 우승한 적이 있는데 주인공이 바로 SK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던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이같은 기적을 일궈냈다. 당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이번 삼성과의 1차전처럼 0대2로 영봉패를 했다. 2차전에서도 3대6으로 석패한 SK는 우승의 희망을 날려보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두산의 방심이 변수였다. SK는 3차전에서 2연승의 포만감에 젖어있던 두산이 실책을 연발하는 틈을 타 언제그랬냐는 듯 9대1로 대승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두산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실책 타이기록(3개)을 세우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데 성공한 SK는 이후 연승 행진을 달리며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한 기억을 갖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4차전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SK 에이스 김광현이다. 당시 김광현은 신인이었기 때문에 팀의 특급 에이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두산 에이스 리오스가 등판하자 에이스 맞대결을 피하기 위한 깜짝 등판했다. 김광현은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7⅓이닝 동안 1안타 9탈삼진으로 4대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사상 신인 투수가 삼진을 9개나 건진 것은 당시 김광현이 처음이었다.

김광현은 올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조기 강판의 수모를 겪으며 별다른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제 서서히 김광현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SK 팬들로서는 4년전 짜릿했던 김광현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은 프로 원년(1982년) OB(현 두산)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무패(1차전 무승부, 2차전 승리)로 잘나가다가 내리 4연패로 뒤집히는 바람에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지금 2연승했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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