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36이닝 무실점' 바랬던 삼성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12:56


26일 대구구장에서 201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와 삼성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9회 삼진 퍼레이드로 승리를 지킨 삼성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 모여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예상은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욱 강력했던 삼성 투수진.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끝난 후 여기저기서 "시리즈 전적 4-0이 아니라 SK가 1점이라도 뽑을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들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36이닝 무실점' 대기록의 꿈은 26일 열린 2차전에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0으로 앞선 8회 등판한 정현욱이 선두타자 박재상에게 2루타, 최 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결국 박정권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마무리 오승환이 나서 불을 꺼 2대1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렇게 삼성의 한국시리즈 무실점 기록은 16이닝에서 멈추게 됐다.

2연승을 거두며 완벽히 기선을 제압했기 때문에 기쁜 삼성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1차전을 보고 내심 3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하기를 바랬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각광을 받고 있는 차우찬과 정인욱은 "꼭 36이닝 무실점 경기를 만들자"며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SK에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당했던 0-4 참패의 아픔을 곱절로 갚아주고 싶다는 뜻이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그랬으면 좋았겠다'라는 바람 정도였다. 하지만 대구구장 여기저기서 "아쉽다"는 말은 끊이지 않았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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