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박정권, KS서도 왼손 공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26 23:01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 약하다. 야구계의 오랜 진리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삼성과 SK의 왼손 4번타자인 최형우와 박정권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26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서도 각각 4번으로 선발출전했다. 그러나 둘 모두 왼손 투수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형우는 올 정규시즌서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는데,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3할2푼1리(165타수 53안타)를 쳐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0.356)보다는 좋지 못했다. 특히 SK가 자랑하는 왼손 불펜 투수 박희수를 상대로는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물론 박희수로부터 홈런과 타점은 단 한 개도 뽑아내지 못했다.

이날 2차전서 최형우는 4회 SK 왼손 이승호(배번 20)를 상대로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6회 선두타자로 나가서는 박희수로부터 볼넷을 얻었다. 이승호는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높은 직구로 최형우를 플라이 처리했다. 박희수는 최형우를 상대로 극단적인 바깥쪽 승부를 벌이며 어렵게 승부를 이어가다 볼넷을 내준 것이었다. 사실 최형우는 전날 1차전서 2루타 2개를 치는 등 타격감이 괜찮은 편. 박희수로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박정권 역시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 왼손 선발 장원삼과 세 번 만나 볼넷 한 개를 얻었을 뿐 나머지 두 타석에서는 범타에 그쳤다. 특히 6회 무사 2,3루서는 볼카운트 2-0에서 4구째 낮게 제구된 132㎞ 슬라이더를 잡아당기려다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3루주자 박재상은 홈대시는 커녕 귀루하기 바빴다. 박정권을 효과적을 묶은 삼성은 장원삼을 내리고 SK 오른손 타자들을 막기 위해 사이드암스로 권오준을 등판시켰다. 박정권의 땅볼이 너무도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이날 장원삼은 5⅓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내줬을 뿐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절정의 피칭 감각을 자랑했다.

박정권은 정규시즌서도 왼손투수를 상대로 타율 2할3푼2리(우투수 상대로는 타율 0.262)에 홈런은 1개 밖에 터뜨리지 못했을 정도로 약했다. 장원삼을 상대로도 10타수 3안타를 치기는 했으나, 홈런과 타점은 없었다. 즉 왼손 투수를 상대로 별다른 재미를 못봤다는 이야기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중심타자가 약점을 그대로 노출할 경우 마지막 경기까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형우와 박정권의 남은 한국시리즈 목표는 역시 왼손 공략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