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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를 맞는 최동수의 감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0-25 19:00


SK 최동수가 9년전인 2002년 LG 선수로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스리런홈런을 치며 기뻐했으나 결국 역전패로 준우승에 머물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조선DB

9년만에 다시 돌아온 대구구장이다.

SK 최동수에겐 매년 오는 대구구장이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은 마음이 남달랐다. 대구구장은 9년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픔이 담겨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동수는 지난 2002년 LG 유니폼을 입고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펼쳤다. 당시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현대와 KIA를 준PO와 PO에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LG는 2승3패로 뒤진 대구 6차전서 리드하다 9회말 이승엽에게 동점,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동수는 6차전서 스리런 홈런을 치는 등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4할1푼7리 1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해 아쉬움이 더 컸다.

최동수는 "그때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한시간 정도 여기(1루측 덕아웃) 앉아 있었던 것 같다"면서 "작년에 이곳에서 SK가 우승을 했는데 난 그때 엔트리에 들어가지 않아 집에서 TV로 지켜봤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팀 선수들이 대부분 (우승)반지가 3개 있고 (박)진만이는 6개나 있더라. 근데 난 18년을 야구했는데 아직 하나도 없다"며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말하면서 SK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4∼5년 동안 우리 팀은 계속 위기 속에서 경기를 했다. 그러다보니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감과 여유가 있다. 이런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최동수는 "준PO때도 KIA가 유리하다고 했고, PO땐 롯데가 유리하다고 했는데 우리가 이겼다. 이번에도 삼성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우리도 우승할 수 있다. 이런 평가가 우리에게 오기같은 것을 생기게 한것 같다"고 했다.

SK가 위기를 헤쳐갈 수 있는 것은 선수들간의 단단한 믿음이라고 했다. "우리 선수들에겐 내가 못해도 동료들이 잘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내가 놀란 것은 투수들의 마음이었다. 보통 투수들이 잘던지는데 타선이 안터질 때는 가끔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투수들은 수비를 잘해줘서 내가 잘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년간 다져진 그런 믿음이 강한 SK를 만들었다"고 했다.

최동수는 1차전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선발에는 빠졌지만 내가 대타로 나가는 순간은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순간이 아니겠나. 좋은 타격으로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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