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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 리드=승리.'
지키는 싸움, 즉 불펜 대결에서 모든 게 결판난다. 불펜의 힘은 양쪽이 '난형난제'다. 삼성이 전체 구원 방어율 1위(2.44), SK가 2위(2.78)다.
구성을 살펴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삼성은 역할이 확실하다. SK불펜은 물적, 양적 풍부함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운영된다.
우선 삼성은 오승환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마무리 오승환은 올시즌 1승47세이브, 방어율 0.63을 기록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국내 최강이다. 특히 올해 SK전 6경기에 등판, 6세이브에 방어률이 0이다. 류중일 감독은 8회까지의 마운드 운영만 생각하면 된다.
오승환 앞에 나설 셋업맨은 정현욱과 안지만이다. 정현욱은 올해 4승3패24홀드 1세이브, 방어율 2.36을 기록했다. 안지만은 11승5패17홀드, 방어율 2.83이다. 우완 정통파의 힘으로 2이닝 정도 틀어막는 건 문제도 아니다. 물론 둘은 경기마다 번갈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앞의 분위기는 좌완 권 혁(1승3패19홀드, 방어율 2.79)과 사이드암스로 권오준(1승1패11홀드, 2.79)이 잡는다. 혹시 선발이 일찍 무너지거나 하면, 롱릴리프 정인욱(구원 방어율 0.57)이 나선다. 이처럼 상황에 따른 역할이 확실히 정해져있다.
이런 역할 면에서는 SK가 약간 밀린다. 대신 다양함과 풍부한 왼손 자원에서 비교우위에 있다.
핵심은 좌완 정우람(4승25홀드 7세이브, 1.81)이다. 국내 최고의 왼손 불펜, 역할이 다양하다. 롱릴리프에서 마무리까지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결국 정우람이 몇 회, 어느 상황에 내보내느냐가 SK의 승부수가 된다.
정우람을 포함, 엄정욱(3승2패6세이브, 2.13) 정대현(3승3패11홀드 16세이브, 1.48)이 마무리 후보다. 타자유형에 따라 낙점을 받는다.
이들 중 엄정욱의 활약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삼성의 막강 오른손 라인에 비해 취약한 SK 우완불펜의 대표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등판, 2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해 삼성전 성적은 5경기서 1패2세이브, 방어율 1.26이다. 잘 던졌다. 특히 삼성의 중심포 박석민에게 7타수1안타(0.143), 최형우와는 6타수1안타(0.167)를 기록했다. 정우람과 함께 활용폭이 관심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의 '샛별' 좌완 박희수와 이승호, 언더핸드스로 이영욱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오승환을 중심으로 한 '역할 불펜'이냐, 정우람이 키인 '다용도 불펜'이냐. 그 파워 싸움에서 밀리는 쪽이 진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