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주고 동문' 박정권, 최형우의 화끈한 입심대결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5:17


24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2011 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행사가 열렸다. SK 박정권이 삼성 최형우와 악수를 나누며 정중히 고개를 숙이자 최형우가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박정권은 최형우의 전주고 선배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내가 과거를 폭로하면, 내일부터 박정권의 모습을 못 볼 것 같다."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2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양팀 사령탑인 삼성 류중일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대행, 주장 진갑용과 이호준, 그리고 양팀 4번 타자인 최형우와 박정권이 참석했다.

최형우와 박정권의 입담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둘은 전주고 선후배 사이다. 2년 차이로 학교 생활도 함께 했다. 최형우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권이형이 포스트시즌에서 벌써 세번이나 MVP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잠잠하실 것으로 믿는다. 조용히 집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권도 지지 않았다. 그는 "형우하고 붙을 생각이 없다. 난 항상 형우게에 배우는 입장이다. 30홈런과 100타점은 아무나 할 수 없다"며 "한국시리즈에서 수비 안하고, 형우가 치는 것을 유심히 볼 생각"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박정권은 "형우가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잘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했던 게 기억이 많이 날 것이다"며 "형우가 작년 생각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둘의 말은 엇갈렸다. 박정권은 "형우는 정말 좋은 후배였다. 정말 야구도 잘 했다"며 "굳이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다"며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형우는 달랐다. 그는 "거짓말이 아니고, 만약 내가 과거를 폭로하면, 내일부터 정권이형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응수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사연이 있었냐고 묻자 "멍들지 않은 엉덩이는 내 엉덩이가 아닌 것 같았다"고 답했다. 박정권은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후배의 반격에 두 손을 들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