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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효조 감독 아들, KS 1차전 시구 맡는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2:20


고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아들 장의태씨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맡게 됐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레전드 스타를 기리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지난 9월7일 고 장 감독의 빈소 모습.
부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지난달 초 별세한 고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아들인 장의태씨가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나선다.

올 정규시즌 막판에 한국프로야구는 일주일 사이에 레전드 두 명을 잃었다. 9월 들어 장효조 삼성 2군 감독과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암으로 인해 별세했다. 고 장효조 감독의 경우 7월말 레전드 올스타 행사에 참가할 때만 해도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불과 한달 보름만에 운명을 달리해 야구인들이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본래 호주에서 선교사 활동을 해오던 장의태씨는 장 감독 타계 이후 국내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리고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게 됐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로부터 따뜻한 박수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석달 전만 해도 고 장 감독은 가끔 1군 경기가 열리는 대구구장을 찾아가 선수들의 플레이를 따끔하게 지적하며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바로 그곳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공을 던지게 됐다.

삼성은 최근 몇년간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냈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키플레이어가 될 외야수 배영섭, 정규시즌 동안 신선한 플레이를 보여준 내야수 모상기, 배영섭이 아플 때 공백을 잘 메워준 외야수 정형식 등이 주인공이다. 모두 고 장 감독이 애정을 갖고 키워낸 선수들이다. 장 감독이 타계한 직후 아들 장씨는 "아버지가 투병중에도 야구 만큼은 꼭 보시면서 체크했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었다.

한국시리즈에선 정치인 혹은 연예인이 1차전 시구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의태씨의 시구 참가는 한국시리즈 개막과 함께 레전드에 대한 추억을 팬들에게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에는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고 최동원 감독의 모친 김정자 여사가 사직구장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먼저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고 동시에 롯데의 5차전 승리를 비는 편지를 공개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롯데와의 대결이 될 경우 그건 최동원 선배와 장효조 선배의 레전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레전드 스타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였다.

경기 시작에 앞서 시구 행사가 열릴 때는 보통 관중석이 조금 어수선하다. 이번 장의태씨의 시구 행사가 끝난 뒤에 많은 팬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한다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레전드 스타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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