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친 롯데 이대호, 타격감 살아난걸까?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0-20 21:36


20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롯데 이대호가 삼진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이대호는 앞선 6회초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10.20.


롯데 이대호가 드디어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대호는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플레이오프 들어 극도의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이대호가 첫 홈런으로 이름값을 했다. 롯데가 2대0으로 이겼기 때문에 이대호의 한방은 쐐기점이 됐다.

그러나 이걸로 이대호가 살아났다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이대호는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12타수 2안타, 타율 1할6푼7리로 부진했다. 당초 롯데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SK와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것도 중심타자인 이대호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첫 타석과 두번째 타석에서 이대호는 외야 플라이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SK 선발 윤희상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세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이 역시 이대호가 잘 쳤다기 보다는 명백한 실투였다. 윤희상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이영욱은 볼카운트 1-1에서 107km짜리 슬로 커브를 던졌다. 떨어지지를 못했다. 바깥쪽 높은 공이었다. 앞선 공 두 개가 직구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던 이대호는 커브를 노린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이대호의 부활포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다음 타석에서 이대호는 몸쪽 꽉찬 공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타격감 회복을 느낄 수 없는 삼진이었다.


이대호의 타격 부진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상대의 집중 공략이 원인이다. 여기에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SK 배터리 코치는 한문연 코치다. 한 코치는 지난해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을 지도했다. 누구보다 롯데 타자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SK 배터리는 이대호 뿐만 아니라 롯데 타자들의 약점을 철저하게 파고들어 효과를 봤다. 이대호에겐 적극적인 몸쪽 공략으로 방망이를 무력화 시켰다. 정규시즌때 이대호는 타격감이 좋지 않으면 몸쪽공을 버리고 바깥쪽 공을 툭툭 밀어 타격감을 살리곤 했다. 하지만 SK 투수들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대호에게 바깥쪽 공으로 유인하고, 몸쪽 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렇다보니 이대호가 타격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타가 나오지 않자 이대호는 더욱 조급해지는 모습이다. 타석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수싸움에서 번번이 밀렸다. 게다가 19일엔 일본 현지에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영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다시 나오자 더욱 민감해져 있다.

마지막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이대호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모든걸 좀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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