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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0' 롯데, PO 끝까지 퍼펙트 수비 가능할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20 11:34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 롯데의 PO3차전 4회초 2사에서 롯데 3루수 황재균이 SK 정근우의 직선타구를 잡아 1루를 향해 송구동작을 하고 있다.
인천=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10,19


실책이 없다. 달라진 롯데의 모습이다.

롯데가 플레이오프에서 무실책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화끈하게 터지지 않는 타선은 아쉽지만, 수비는 퍼펙트하다. 수비가 좋은 상대팀 SK는 실책이 3개. 롯데는 올시즌 106개의 실책을 범했다. 8개 구단 중 실책 1위. 게다가 유일하게 세자릿수 실책을 기록했다. '실책 제로(Zero)'행진은 분명 놀랍다.

올시즌 양승호 감독은 내야를 1루수 이대호, 2루수 조성환, 3루수 전준우, 유격수 황재균으로 구성했다. 전준우가 대학 시절 3루수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물론, 유격수에 위치한 황재균마저 수비 부담으로 인해 타격감을 잃어버렸다. 양 감독은 고심 끝에 전준우를 다시 중견수로 보냈다. 그리고 유격수 문규현, 3루수 황재균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실책 1위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지만, 수비가 안정된 것은 물론 타격감까지 살아나 상승세를 탔다. 플레이오프 직행의 원동력이었다.

황재균은 올시즌 삼성 김상수와 함께 실책 1위(22개)에 올랐다. 문규현은 16개로 4위. 하지만 둘은 3년 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롯데 수비를 바꾼 장본인들이다. 특히 황재균은 2차전서 두차례의 결정적인 러닝스로로 팀을 구해냈다. 3차전서도 5회 정근우의 깊은 타구를 다이빙캐치해 잡아낸 데 이어 7회에도 정근우의 빨랫줄 같은 타구를 번개같이 잡아내 병살플레이를 이끌어냈다. 핫코너인 3루는 전후 좌우로 많이 움직여야 하는 자리다. 번트 쉬프트 등에 있어 역할이 크다. 1루까지 거리도 멀기에 강한 어깨도 필수다. 황재균은 이대호나 전준우보다 3루에 적합한 선수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실책 제로(Zero)' 행진이 끊길 위기도 있었다. 4회 박정권의 타구가 투수 사도스키의 글러브를 맞고 크게 굴절됐다. 2루수 조성환이 방향을 잘 틀어 쇄도했지만, 불규칙 바운드로 타구는 조성환의 무릎에 맞고 멀리 튕겨져 나갔다. 실책이 주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록은 내야안타. 투구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어진 1사 1,2루서 나온 최동수의 적시타가 결승점이 됐다.

적장인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경기가 끝난 뒤 달라진 롯데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롯데가 생갭다 너무 강하다. 지난해와 달리 세밀한 야구를 한다"며 "공격력은 원래 8개 구단 중 최강이다. 그런데 번트 쉬프트 등 수비도 만만치 않은 실력이다. 놀랍다"고 평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맹타를 휘두르다 2차전부터 호수비에 가로 막혀 1안타로 침묵하고 있는 정근우는 "롯데가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 우리가 평소처럼 하다가는 당할 것 같다.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고 했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롯데. 과연 남은 경기에서 퍼펙트한 수비를 이어가 대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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