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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국인 투수 고든(33)이 미국에서 롯데 송승준(31)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시점에서 고든의 발언은 다소 도발적이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고든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송승준을 볼 기회가 없었다는 뉘앙스였다. 다분히 무시하는 듯한 태도다. 하지만 알고보면 못봤다는 게 일견 이해가 된다.
이후 그해 말 토론토로 트레이드됐다가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방출됐고, 간신히 샌프란시스코 산하 싱글A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 트리플A까지 올라왔지만 빅리그 승격 약속을 어긴 구단을 박차고 나왔다. 2005년 캔자스시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재기에 실패했다. 이후 방황하던 송승준은 2007년 고향팀인 롯데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번도 뛰지 못했던 송승준과 달리 고든은 지난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다. 루키 시즌인 그해 빅리그에서 3게임에 등판했으며 승패없이 방어율 2.25를 기록했다. 고든 역시 이후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다 올해 SK로 이적하기 전까지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엔 2게임에 등판해 1패를 안았으며 방어율은 5.23. 고든이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2008년에 송승준은 이미 미국을 떠난 상태였다. 따라서 고든이 송승준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었다.
아울러 마이너리그 규모 역시 엄청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고 해서 모든 선수를 알기는 어렵다. 실제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선수들은 일면식이 전혀 없는 선수들도 많다. 올해 LG서 뛰었던 도미니카 출신의 리즈는 KIA의 로페즈와는 아는 사이지만 트레비스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30개구단 산하 마이너리그는 가장 낮은 수준의 루키리그에서 싱글A, 더블A, 트리플A 리그까지 4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여기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토리코 등에 걸쳐 총 19개 마이너리그와 244개팀이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마이너리그 선수라고 해서 모두가 알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