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이 택시 기사에게 사과한 사연을 들려줬다.
양 감독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야구장에 일찍 나왔다. 롯데는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지난 14일부터 호텔에서 합숙중이다. 평소보다 이른 정오쯤 야구장에 도착했다는 양 감독은 "호텔방에서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일찍 나왔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구도' 부산은 지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롯데를 응원하며 야구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상태. 기사는 사복을 입은 양 감독을 알아보지 못한 채 롯데 선수들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특히 9회말 무사 1,2루 찬스를 놓친 상황을 놓고 기사는 "두 손씨(손용석, 손아섭)가 게임을 망쳤다. 감독은 도대체 어떤 작전을 했길래 1점을 못 뽑냐"는 등 롯데팬이면 누구나가 가질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양 감독은 "예, 예"라며 대답만 했다고. 야구장 앞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린 양 감독은 그제서야 기사에게 "기사님, 제가 양승호 입니다. 오늘은 잘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출입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했다. 양 감독은 "어제 부산에서 소주 판매량이 많았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오늘은 팬들이 기쁜 마음으로 술 한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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