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았던 롯데 불펜 희망을 보았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0-17 12:03


16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고원준이 SK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가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 역전패를 했지만 분명 수확은 있었다. 오래 쉬었음에도 타격감이 살아있는 것과 불펜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

롯데는 SK와 비교할 때 불펜에서는 '절대 열세'였다. 중반까지 접전이 벌어지면 불펜이 약한 롯데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날 롯데 불펜은 실패였다. 4-3으로 앞선 6회 선발 장원준이 내려간 뒤 임경완이 동점을 허용했고, 고원준은 역전 홈런을 맞았다. 부첵은 연장 10회초 정상호에게 결승 솔로포를 허용해 결국 패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희망을 볼 수 있다. 고원준과 부첵의 활약이다. 고원준은 4-4 동점을 내준 6회초 1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2번 박재상을 삼진 처리한 뒤 3번 최 정은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시켜 더이상 실점을 막았다. 부첵은 선발로서는 불안한 면이 많았지만 불펜에선 오히려 SK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147㎞의 강속구를 꽂아넣자 SK 타자들이 대응을 하지 못했었다. 8회초 무사 1루서 등판해 2번 박재상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고 3번 최 정을 고의4구로 걸러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4번 대타 최동수를 3루수앞 병살타로 처리했고, 9회초엔 박정권과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깨끗이 처리했다.

롯데가 후반에 내준 3점은 모두 홈런이었다. 그러나 SK는 찬스에서는 오히려 롯데 불펜에 막혔다. 홈런으로만 점수를 뽑았다는 것은 SK가 롯데 불펜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고원준과 부첵이 아쉽게 홈런을 내줬지만 SK 타자들을 압도한 것은 분명했다.

예전처럼 허무하게 힘없이 고개 숙이는 불펜이 아니었다. 선발이 6∼7회까지 던져주지 못하더라도 롯데가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은 남은 시리즈에서 큰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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