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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준PO 최 정, 그래도 똑바로 가고 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10-12 12:59


최 정의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는 혹독하다. 타격감은 바닥이다. 그러나 그는 제대로 가고 있다. 2차전에서 매우 어려운 파울타구를 잡아내는 모습. 스포츠조선DB

상황은 최악이다.

방망이는 헛돌고 있고, 주변 상황도 도와주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또 다시 몸에 맞는 볼이 나온다.

SK 최 정에게 올 시즌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는 잔인하다.

3차전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12타수 무안타.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1차전 몸쪽 높은 공을 엉겁결에 피하려다 댄 번트가 더블아웃이 됐다. 2차전 2루수와 유격수를 사이를 가르는 완벽한 안타성 타구가 김선빈의 호수비로 잡혔다. 사실 2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KIA의 수비 시프트가 겹쳐지는 행운도 있었다.

3차전에서는 몸에 맞는 볼만 두 차례 맞았다. 시즌 막판 부상을 야기했던 몸에 맞는 볼.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고비마다 불운이 겹친다.

타격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시즌 막판 부상공백으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최 정은 SK의 중심타자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3할1푼, 20개의 홈런과 75타점, 15도루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뚝심있게 최 정의 3번 자리를 고수한다. "더 잘치는 타자가 없다. 최 정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믿음을 보인다.


그러나 최 정으로선 부진한 가운데 중심타선의 배치가 더욱 부담될 수도 있는 일이다.

복잡한 상황에 대해 최 정은 개의치 않는다. 3차전 직전 그는 해맑은 모습으로 "저한테 지금 중요한 건 타격이 아니에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무조건 하나죠. 제가 1차전부터 말했잖아요. 수비, 또 수비"라고 덧붙였다.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타격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신경을 줄이겠다는 의미. 자신의 몫인 수비에 집중하면서 타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효과를 기대하겠다는 생각이 내포돼 있었다. 사실 최 정의 이런 마인드는 최악의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사실 그는 매우 섬세한 성격이다. 자신의 타격폼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SK 김성근 전 감독은 "야구에 대한 매순간의 태도나 집중력은 SK 타자들 중 최 정이 가장 낫다. 앞으로 계속 발전할 대성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했다.

그에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혹독하다. 하지만 최 정은 똑바로 가고 있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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