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부진탈출, 전조는 백네트파울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10-09 16:09


'최희섭 부진 날리는 한방!' KIA 최희섭이 9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린 SK와 준PO 2차전에서 5회 SK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최희섭. 송은범의 6구째 148㎞짜리 직구는 높았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10.9

백네트로 가는 파울. 배터리는 긴장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9일 문학구장. 2차전을 앞둔 양 팀 타선에는 고민이 있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포 최희섭(KIA)과 최 정(SK)의 타격감 때문이었다.

단기전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양 팀의 대표 장타자. 부상 공백 등으로 인해 포스트시즌 개막 시점부터 정상적 타격감이 아니었다. 1차전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결정적인 순간 찬스가 병살타 등 범타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둘 중 어느 쪽이 먼저 잠에서 깨어나느냐는 시리즈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였다. 오래 침묵할 실력의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희섭이 먼저 결정적 한방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선 5회초 1사에서 SK 선발 송은범의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1호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터졌다. 팀을 위해서나 개인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의미있는 한방이었다.

과정이 흥미로웠다. SK 배터리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 최희섭에게 눈에 가까운 높은 볼 승부로 범타를 유도했다. 재미를 봤다. 첫 타석에서 몸쪽 높은 공으로 유인하다가 빠른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지만 두번째 타석인 5회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꿈틀할 징조가 보였다. 백네트 파울이었다. 1볼에서 148㎞짜리 높은 직구에 마음먹고 스윙을 했다. 타구는 백네트로 향했다. 백네트 쪽 파을 타구는 비록 스위트스팟(배트의 중심부분)을 빗나갔지만 타이밍은 맞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투구패턴이 조금 달라졌어야 했다. 한점차 승부 양상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곧바로 들어온 3구째 어정쩡한 하프 스윙 스트라이크가 결과적으로 SK 배터리에게 독이 됐다. 여전히 최희섭의 타격감이 비정상이라고 판단한 송은범-정상호 배터리는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바깥쪽 높은 148㎞ 직구볼을 던졌고, 최희섭은 기다렸다는듯 팔로 가볍게 툭 밀어 담장을 넘겼다.

거포에게 높은 공은 늘 위험부담이 크다. 타격감을 조금씩 회복하던 최희섭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실투였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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