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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상황이다. 베스트 매치. 더 이상 없다. 하지만 맥없이 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SK와 KIA의 공통 딜레마다. 4강 구도의 미해결 과제는 3,4위 순위 결정이다. 양 팀은 5,6일 광주에서 2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총력전은 불가능하다. 롯데가 4일 한화를 대파하며 2위를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8일부터 두 팀은 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물리적으로 핵심 투수들을 소모할 수 없는 촘촘한 일정이다. SK가 3위를 확정하면 인천으로 이동해 1,2차전을 치른다. KIA가 3위를 하면 광주에 남아 바로 준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게 된다.
어차피 치뤄야 할 준 플레이오프지만 홈 그라운드에서 기선제압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 팀 모두 3위를 원하고 있다. 확률이 적은 KIA 조범현 감독조차 "가능하다면 2경기를 모두 이기는 편이 스케줄 상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총력전은 불가능하다. 조 감독은 "두 경기를 이기겠다고 에이스를 투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만약 오늘(5일) 이기더라도 당장 내일(6일)은 불펜A조를 가동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일정상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양 팀 모두 포스트시즌 핵심 투수 전력을 빼고 불완전 전력으로 임해야 하는 2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진검 승부를 바라는 양 팀 팬들로서는 '볼 권리'가 반쯤 훼손된 셈이다. 직행팀의 어드밴티지와 날씨, 관행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마련된 포스트시즌 스케줄임을 이해하지만 막판 순위 싸움을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을 야구팬 입장에서는 '운영의 묘'가 아쉬운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