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년전 롯데처럼 가르시아 딜레마에 빠지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0-05 12:15


올해까지 롯데와 한화에서 4년간 뛴 가르시아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DB

'쾌남' 가르시아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한화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가 4일 부산 롯데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치고 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갑작스런 아내의 출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3년간 롯데에서 뛴 가르시아는 지난 6월 데폴라의 대체용병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올시즌 성적은 72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6리에 18홈런, 61타점. 한국에서 4년간 통산 타율 2할6푼4리에 103홈런, 33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떨어지지만 파괴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올시즌에도 입증했다.

한대화 감독은 "아직 시간은 많이 있잖아"라며 가르시아의 잔류에 대한 답변을 유보했다. 한화도 지난해 롯데가 했던 고민을 다시하게 됐다.

가르시아의 매력은 강력한 장타력이다. 맞으면 넘어간다는 생각이 투수들에게 박혀있다. 그런 두려움이 위기에서 오히려 실투를 유발하고 가르시아는 그것을 홈런으로 연결한다. 게다가 한화는 올시즌 후 지바롯데에서 돌아오는 김태균을 잡을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한화는 내년시즌 최진행과 김태균의 오른손 거포 듀오가 탄생한다. 여기에 가르시아까지 가세한다면 공포의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가장 작은 대전구장에서 홈런쇼가 펼쳐질 수 있다. 한 감독도 "김태균 최진행 가르시아면 좋지. 그런 타선이면 할만하지"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쇼맨십도 있어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점도 좋다.

그러나 마운드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한 감독은 "내년에도 이 투수들로만 해도 될까"라고 취재진에 물었다. 투수진에 보강될 전력이 없기 때문에 용병외엔 전력강화 방법이 없는 것. 올시즌 LG, 두산과 5위싸움을 하고 있는 한화는 김태균까지 가세할 내년시즌엔 당연히 목표가 4강 이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선 마운드 강화는 필수다. 가르시아의 장타력이 좋다고 해도 정확성이 떨어져 승부처에서 아쉬운 장면이 많은 것도 가르시아와 선뜻 재계약을 결정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점이다.

롯데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결국 가르시아와 이별을 하고 투수를 데려왔다. 타선이 강한 만큼 선발투수 영입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즌 초 데려온 코리는 실패했지만 부첵은 시즌 중반에 들어와 그런대로 선발투수로서의 활약을 하며 팀의 2위 등극에 한몫했다.

결국 정확성에 대한 숙제를 풀지못한 가르시아는 지난해와 똑같이 구단을 머리아프게 만들었다. 투수냐 타자냐의 딜레마에 빠진 한화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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