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1순위 지명 박민우, "찬규 만나면 꼭 안타쳐야죠"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03 12:34


휘문고 내야수 박민우가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구단 NC에 1라운드에 지명된 뒤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NC다이노스

"찬규한테 가장 먼저 연락 받았죠. 프로에서 빨리 만나고 싶어요."

신생구단 NC는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첫번째로 '휘문고 내야수 박민우'를 호명했다. 역사적인 첫 지명. 사실 그가 1라운드에 지명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박민우는 2008년 3월, 휘문고에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아 오른 팔꿈치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유급. 하지만 당시 공백은 박민우를 수준급 내야수로 만들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찌감치 힘겨운 재활의 시간을 겪었고, 동기들에 비해 1년 뒤쳐졌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커졌다.

고교 시절 주포지션은 2루수였다. 수술 전까지는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갔지만, 이후 한 포지션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어깨가 좋기에 유격수와 3루수까지 소화 가능하다. 발도 빨라 NC의 1번 타자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그는 "유격수나 3루수로도 뛰고 싶다. 팀이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면 어디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민우는 수비 시 풋워크가 좋고, 민첩한 움직임을 갖췄다.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좋아 수비 센스가 좋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신일고 내야수 하주석에 가려 있었지만, 상당수 구단은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2라운드 이내에 지명될 재목으로 보였지만, NC는 과감히 그의 이름을 첫번째로 불렀다. 박민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옆에 앉아있던 주석이가 NC에 첫번째로 이름이 불릴 것 같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신기했다. 1라운드에 지명된 건 정말 영광"이라며 웃었다.

곧바로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왔다. 올시즌 LG에 입단한 휘문고 입학 동기 임찬규였다. 박민우는 "찬규가 TV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이름이 불리자마자 문자가 왔다. 내용은 '왜 LG가 아니고, NC냐 ㅠㅠ'였다"라며 "친구랑 함께 뛰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빨리 프로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둘은 지난해 휘문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합작한 절친한 사이다. 임찬규는 팀의 두번째 투수로 나와 연장 13회까지 120개를 던지면서 8⅓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박민우는 13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결승득점까지 올렸다.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둘은 부둥켜 앉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이같은 장면을 볼 수 없게 됐다.

박민우는 "찬규가 프로 1년 선배다 보니 그동안 선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항상 고마운 친구지만 이젠 다른 팀이 됐다. 경기에서 만나면 찬규를 상대로 꼭 안타를 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친구와의 맞대결을 상상하는 그에게서 프로 생활에 대한 설레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신인지명선수 환영식에서 이태일 대표와 함께 사진 촬영에 응한 박민우(오른쪽). 사진제공=NC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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