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시네마]양상문 해설위원 "한대화 승리로 하면 되겠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02 17:00


26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LG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 전 한화 한대화 감독이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08.26


2일 넥센전을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1일 넥센전 승리로 공동 5위로 올랐지만 경기내용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넥센전은 선발 양 훈이 잘 던졌지만 타선이 무너지는 바람에 0대3으로 완패했고, 1일 경기는 마운드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바람에 고전하다가 타선의 도움으로 힘겹게 11대9로 승리했다. 한 감독은 "이전에도 이런(마운드가 무너진) 경기가 한두 번 있었는데 다음날 벌칙으로 러닝을 시켰다"면서 "오늘은 목동 원정이라 마땅한 장소가 없어 러닝을 못시켰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에 얼마나 가슴졸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감독이 원정 감독실에서 투수 출전명단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79학번 동기인 양상문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 들어왔다.

한 감독: (명단을 가리키며) 양 위원, 이거봐라. 얘들이 어떻게 홀드냐?

양 위원: 어쨌든 이겼으니까. 규정에 따라 그렇게 홀드로 인정됐겠지 뭐.

1일 경기 결과 송창식이 승리투수가 됐고, 유창식 박정진 장민제에게 홀드가 부여됐으며 바티스타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감독이 홀드 규정을 모를 리 없다. 박정진 바티스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투수들의 피칭내용은 사실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홀드 기록이 추가됐으니 적잖이 한심했던 모양이다.

한 감독: 나, 원 참. 박정진을 5회부터 등판하게 만들도록 중간에서 그렇게 던지고 어떻게 홀드가 된건지…. 승리투수도 애매해.

양 위원: 그럼, 우짜겠노. 이겼으니까. 승리투수는 정해야 하는데.

한 감독: 차라리 바티스타가 승리투수 아닌감?


양 위원: 그럼, 차라리 승리기록을 '한대화 승'으로 하든가. 그러면 감독 200승 기록도 앞당겨질 거 아닌가. 좋겠네.

양 위원의 허를 찌르는 폭소탄 한방에 한 감독은 그제서야 답답한 마음이 다소 풀린 듯 껄껄 웃었다.
목동=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