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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서두를 것 없다."
그러나 이범호의 복귀로 인한 마지막 '화룡점정'의 순간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KIA 조범현 감독은 오히려 이범호에게 '여유'를 주문했다. 지금은 시즌 막판 치열한 '2위 전쟁'을 벌이는 시기라 이범호가 빨리 올수록 반갑다. 그런데도 오히려 당초 복귀예정일(9월8일)보다 1주일 가량 뒤로 복귀 페이스를 맞추라고 지시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햄스트링 부상, 쉽게 볼 수 없다.
햄스트링 부상은 통상적으로 치료가 더디다. 당시 '4주 진단'을 받았지만, 이는 치료가 잘 됐을 경우를 가정한 '최소기간'이다. 게다가 이 부위는 한 번 낫더라도, 부상 재발 위험도가 크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 텍사스로 이적한 2002년 스프링캠프 때 햄스트링을 다쳤는데, 10년이 지난 올해도 부상이 재발한 바 있다.
조 감독이 굳이 무리하게 이범호를 복귀시키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침 지난 26일 이범호에 대한 재검진 결과도 "재활기간을 1주일 정도 늘리는 게 낫겠다"고 나왔다. 조 감독은 "원래는 8일 광주 삼성전 때 대타요원 정도로 써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무리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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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의 '큰 그림', 이범호는 포스트시즌용.
당장 눈앞의 승패보다 앞날의 큰 그림을 생각하는 조 감독의 스타일도 이범호의 복귀를 늦춘 요인이다. 이범호의 진정한 가치를 포스트시즌에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현재 KIA가 '위기'라고는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미리 복귀한 김선빈 김상현에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최희섭을 보유하고 있어 남은 정규시즌 기간 팀 운용의 숨통은 다소 트인 상황이다.
조 감독은 "지금 순위싸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국 포스트시즌 아닌가. 이범호를 빨리 썼다가 정작 포스트시즌에 부상이 재발하면 정말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은 사정권에서 멀어졌다. 현재 욕심을 낼 만한 것이라면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위 자리인데, 이는 현재 보유한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이범호의 복귀시점이 1주일 가량 미뤄졌어도 9월 중순이면 온다.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조 감독은 "어차피 9월1일부터 엔트리가 확대된다. 이범호가 충분히 몸상태가 되면 언제든 1군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며 팀을 위해서는 '완전해진 이범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