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윤상균, 1루수로 전업한 까닭은?

"1루수로 뛰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LG 윤상균은 올시즌 왼손투수 상대 지명타자나 대타로 요긴한 활약을 했다. 시즌 전까지 통산 홈런이 1개에 불과했지만, 올시즌에는 5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왼손투수인 류현진 차우찬 트레비스 양현종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LG의 '좌투수 킬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게 독이 된 것일까. 들쭉날쭉한 경기출전은 타격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후반기 들어 15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졌다. 윤상균은 결국 지난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시즌 두번째 2군행이었다.

윤상균은 2군에 내려간 뒤 매경기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일 구리 두산전에서는 1회 선제 결승타를 날리기도 했다. 윤상균은 "경기에 많이 나오면서 조금씩 감을 찾아가고 있다. 사실 1군이든 2군이든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어디든 좋다"며 미소지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윤상균은 이택근이 1루수로 나온 21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서 경기 내내 1루를 지켰다. 윤상균은 이에 대해 "2군에서 열심히 1루 수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1군에서도 수비 훈련 때 1루 미트를 끼기는 했지만, 실제 1루수 출전은 대수비로 한 번 나온 것이 전부였다.

LG는 주전포수 조인성을 비롯해 김태군 심광호 유강남이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다. 2군에서도 신인 유강남과 베테랑 심광호가 번갈아 출전하며 1군 멤버의 뒤를 받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상 윤상균의 자리가 없다. 또한 윤상균은 호쾌한 장타력이 강점이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보다는 1루수로 기용해 강점을 극대화시키려는 것이다.

윤상균이 1루 포지션을 정상적으로 맡게 된다면, LG는 보다 유연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대타로 출전한 뒤 1루 수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상균에게 포수 마스크에 대한 미련은 없냐고 묻자 "포수란 자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재 포수로는 부족한 상황 아닌가. 1루수로 뛰면 출전 기회도 많아지고, 팀에도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곧이어 "LG에서 김정민 코치님을 만난 뒤 포수와 야구에 대해 다시 알게 됐다. 포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포수로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