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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님께 이 승리를 바치고 싶다."
어쩌다보니 김 감독을 쫓아낸 죄인처럼 돼버린 상황.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의 자리에 앉은 그에게 김성근 감독을 좋아한 SK 팬들은 욕을 해댔다. 이 대행은 팬들에게 김 전 감독을 위해서라도 SK 선수들에게 응원해 줄 것을 부탁했다. "팬들께서 김성근 감독님을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을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팬들께서 우리 선수단을 응원해주시면 감독님도 기뻐하실 것이다"라고 했다.
시즌 운영은 최대한 '김성근 감독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게'다. "감독님이 어떤 색깔의 야구를 하셨는지 5년간 잘 봐왔다"는 이 대행은 "내가 정식 감독이 되면 내 색깔을 내겠지만 지금은 팀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최대한 감독님 스타일에서 안벗어나게 하겠다"라고 했다. 급박한 순위싸움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실제로 이 대행은 8회말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타자에 맞는 '원포인트 투수 운용'을 했다. 김주찬 타석 때 송은범, 손아섭 타석 때 정우람, 이대호 타석 때 정대현을 투입했고 결과는 1점만 내주는 성공. 이 대행은 "감독님의 야구를 5년간 보니 미련을 갖고 투수를 아끼면 역전의 위험이 있어 투수들을 원포인트로 썼다"고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