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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행의 딜레마, 팬없는 경기 해야하나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8-18 10:52 | 최종수정 2011-08-18 10:53


올해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가 늘어나면서 페넌트레이스 일정소화에 대한 우려가 많다. 그런 가운데 관중없는 경기를 무리해서 진행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17일, 목동구장에는 비가 뿌렸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경기 속행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렇다고 취소결정을 내리기도 애매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취소됐다. 비가 아니라 짙은 안개가 원인이었다. 경기를 하려 했지만, 안개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상황을 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날 비가 흩뿌리면서 사실 경기진행이 힘들어보였다. 팬들은 운동장을 찾지 않았다. 입장한 관중을 세어봐도 100명 안팎이었다. 경기가 진행됐다면 최소관중 기록이 나왔을 지도 모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웬만하면 경기를 강행하기를 원한다. 취소된 경기가 너무 많은 탓이다. 17일까지 75경기나 취소됐다. 더 취소되면 페넌트레이스 일정짜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러다가 눈 맞으면서 한국시리즈 할지도 모르겠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과연 관중없는 경기를 무리해서 진행해야 하는가. 이날 관중석을 지켜보던 한화 한대화 감독에게 물었다. 한 감독은 "일정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명색이 프로야구인데 관중없는 경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구단관계자들도 "프로야구가 팬을 위해 존재하는 데 팬이 없는 경기를 해야 하는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했다.

사실 그렇다. 팬들의 함성이 없는 프로야구는 큰 의미가 없다. '일정 때문'이란 이유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떤 것이 프로야구와 팬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악조건 속에서 뛰는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크다.

최근들어 사실 날씨 예측이 힘들다. 취소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결정권이 있는 경기운영위원들도 이 점을 부담스러워한다. 취소결정을 했다가 갑자기 날씨가 맑아지면 눈총을 받는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경기에 관한 정보가 미리 주어져야 한다. 또 많은 팬들에게 프로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딜레마다.

어쨌든 우선 순위는 팬이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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