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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베테랑 내야수 조성환(35)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16일 KIA전. 안면 골절이란 중상을 입은 KIA 내야수 김선빈(22)의 41일만 복귀전이었다. 김선빈은 여전히 코에 두터운 반창고를 붙이고 출전했다. 회복이 됐다지만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반 환자다. 다만 플레이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안면 부위라 팀을 위해 복귀를 강행했을 뿐이다. 여전히 얼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금물이다. 머리 쪽에 사구를 맞으면 더더욱 큰 일이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하지만 김선빈은 프로였다. 복귀하자마자 여전히 타석에 바짝 붙어 '두려움'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극복하지 못하면 프로야구 선수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경기 연속 안타도 치고 2루 도루도 감행했다. 물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자제했다.
16일 경기에서 김선빈은 5회 2사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 2루수 조성환이 송구를 받아 태그 아웃을 시켰다. 태그를 마친 뒤 슬라이딩을 한 김선빈과 몸이 엉키려는 순간 조성환은 최대한 몸을 뒤로 빼며 김선빈을 안듯이 감쌌다. 충격을 최소화하고 행여 얼굴 쪽에 자신의 몸이 닿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 쓰러지려는 김선빈을 잡아주려는 제스쳐도 취했다. 프로선수들에게 그라운드는 전쟁터다.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때론 보디체크도 불가피하다.
그는 "특별히 (선빈이를) 배려해준 건 없다. 그저 다리를 조금 피해준 것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조성환은 김선빈의 아픔을 경험으로 공감하고 있는 선수. 지난 2009년 초 SK전에서 얼굴에 사구를 맞고 광대뼈 골절상을 입은 악몽같은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