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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이범호' 박준범, 배팅볼을 원바운드로 던지는 보조선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8-14 17:23


가을야구 한 자리를 다투는 롯데와 LG의 12일 경기가 시작전 내리기 시작한 비로 취소 됐다. 롯데 홍성흔이 덕아웃에서 팀 후배 박준범을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박준범은 KIA 이범호와 생김새가 비슷해 롯데의 이범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2011.08.12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등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이 한 데 모인 롯데에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얼마전부터 새롭게 연습보조 선수로 선수단에 합류한 박준범(22). '롯데의 이범호'로 통한다. 박준범은 우천 취소됐던 1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주장 홍성흔의 소개로 많은 카메라 기자들 앞에 서게 됐다. 외모가 KIA에서 뛰고 있는 이범호와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박준범은 그 사진 한 장으로 여느 1군 선수 못지 않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외모 뿐 아니었다. 박준범에 관한 재미있는 얘기가 들려왔다. 선수들이 하나같이 "새로 온 보조 선수가 던져주는 배팅볼이 치기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홍성흔은 "공이 머리로 날아왔다"고 했고 김주찬은 한술 더 떠 "공이 3개 연속 바운드로 들어오더라"라며 웃었다. 박준범은 이에 대해 "TV에서만 보던 선배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려니 너무 긴장됐다. 나도 모르게 말도 안되는 바운드 공을던지고 있더라"라고 했다.

대부분의 훈련보조 선수들은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까지 야구를 했던 선수들. 박준범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학교 야구부에서 운동을 했고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다. 박준범의 꿈도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처럼 프로선수가 되는 것. 박준범은 "솔직히 실력이 많이 모자라 프로에 가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그렇다고 야구와의 인연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보조 선수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이제 선수단에 합류한지 4일째인데 아직도 선배들을 볼 때마다 너무 떨린다. 제대로 된 배팅볼을 던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는 박준범. 하지만 "선배들이 다들 너무 잘 챙겨주신다.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했다. 실제 박준범이 지나갈 때 마다 어깨를 치며 "편하게 하라"고 격려해주는 선수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박준범은 마지막으로 "아직 프로선수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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