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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승회, 1538만에 감격적인 승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11 21:52


두산 김승회가 SK를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쟤처럼 착하고 성실한 친구도 없어요."

두산 선수들 가운데 '천사표'로 사랑받는 투수가 있다. 입단 9년차 베테랑 김승회(30)다. 팀내에서는 김선우 이혜천 정재훈 등과 함께 고참 그룹에 속한다. 조용한 성격이면서도 마운드에 서면 투지에 불타는 모습이 돋보여 동료들 사이에서는 '가면(mask)'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런 김승회가 9년 무명의 한을 날려버렸다. 4년여만에 감격적인 선발승을 거뒀다.

김승회는 11일 잠실 SK전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쾌투를 펼치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 86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2개였고, 볼넷은 3개를 허용했다. 제구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로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지난 2007년 5월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1538일만에 승리를 따내 기쁨 두 배였다.

김승회는 2003년 탐라대를 졸업하고 신인 2차 5라운드 4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신인 시절 당시 김인식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필승조로 활약했다. 그러다 그해 후반기 SK 이호준의 타구에 얼굴을 맞은 뒤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4년을 통째로 쉬었고, 2005년 복귀했지만 구위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게다가 2005년 자신의 정신적 지주이자 최대 후원자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슬픔까지 맞았다.

그러나 쓰러질 김승회가 아니었다. 야구로 성공한 아들을 그렇게도 바랐던 부친의 바람이 머릿 속을 떠난 적이 없었다. 2006~2007년 두산 마운드의 주축으로 뛸 수 있었던 정신적 버팀목이 바로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2008년 군에 입대한 김승회는 2009년 제대후 팀에 복귀한 뒤에도 타고난 성실성을 인정받아 1군 기회가 꾸준히 주어졌다. 지난해에는 25경기에서 방어율 4.24를 기록하며 올시즌을 기약했다. 올해 한 차례 2군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5월24일 1군 복귀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용병 페르난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기회를 잡은 김승회는 이날 호투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긴 두산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승회는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인데 기분은 담담하다. 처졌던 팀분위기를 끊어서 다행이다. 군대 제대후 가장 좋은 피칭을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오늘 어머니가 오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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