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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희는 덕아웃에서 스파이크를 닦고 있었다.
시범경기 당시 홍건희는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3구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거침 없는 배짱투와 에이스 윤석민을 꼭 빼닮은 투구폼이었다.
홍건희는 당시 인터뷰에서 "신인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올시즌은 물건너갔지만 신인왕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내년 시즌 재도전이 가능할 전망. 홍건희는 8일 현재 고작 3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졌을 뿐이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05년 신인으로 KIA에 입단한 윤석민에게는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당시 KIA는 마운드가 무너지며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추락했던 해였다. 특히 김희걸과 신용운이 이탈하면서 불펜 자리가 열렸다. 가능성 많은 고졸 신인에게 무려 53경기 출전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그 해 윤석민은 84이닝을 소화하며 3승4패 7세이브, 방어율 4.29의 성적을 남겼다. 풍부한 실전 경험 속에 빠르게 프로에 적응하며 최고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화순고를 졸업한 KIA에 입단한 홍건희의 첫 시즌은 윤석민과 전혀 달랐다. 기존 멤버만으로도 경쟁이 치열했다. 1군 무대 기회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환경은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적응하고 더 큰 노력 속에 두각을 나타내는 수 밖에 없다.
홍건희가 '제2의 윤석민'으로 성장하느냐 여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조범현 감독은 시범경기 당시 홍건희의 장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능성이 많은 투수인 만큼 장기적 비전 속에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홍건희에게는 미래가 있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부여잡을 수 있느냐는 본인의 몫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