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자원등판 투혼 서재응, KIA를 구하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8-07 20:16


기아 선발 서재응이 5.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기아 서재응은 6회말 2사까지 8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했다. 6회말 2사 1루 SK 안치용의 타석 때 이강철 코치가 투수교체를 위해 올라오자 아쉬워하는 서재응.
/2011.8.7/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최근 베테랑들의 활약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 김성근 감독은 7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고비 때는 고참이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줄부상 악령 속에 신음하고 있는 KIA에는 베테랑 서재응이 있었다.

자칫 주말 SK와의 3연전을 스윕 당할 위기 속에 7일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근래 들어 최고의 피칭을 했다. 5⅔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안타 2볼넷 무실점. KIA는 6대1로 승리해 서재응은 지난 7일 군산 넥센전 이후 한달여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시즌 5승째(8패)를 거뒀다.

특유의 절묘한 제구력과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가 일품이었다.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완급조절 속에 SK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서재응의 이날 등판은 이례적이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동안 106개를 던진 뒤 4일만의 등판. 평소 긴 휴식을 취하는 패턴을 감안하면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날 선발 순서였던 트레비스의 허리가 썩 좋지 못해 KIA 벤치로선 난감했던 상황이었다. 서재응은 전날인 6일 코칭스태프에 등판을 자원했다.

그리고 이날 씩씩하게 던졌다. 이종범의 호수비 등에 일부러 큰 액션을 취하며 동료들의 파이팅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KIA 선수들은 타석과 수비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위기 탈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고참 서재응의 희생과 투혼이 의도한 긍정적 영향이었다. 4-0으로 리드한 6회 2사 1루에서 80개를 채운 서재응은 마운드에 오른 이강철 투수코치에게 더 던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KIA 벤치는 짧은 휴식 후 등판을 감안해 교체를 단행했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후 "팀 사정상 선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재응이의 자원등판이 선수들의 투지를 깨웠다"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서재응은 "어제 말씀을 드려 선발 등판을 했다. 많은 이닝을 던질 생각은 없었는데 한 이닝, 한 이닝을 막아내겠다는 각오로 던졌다. 직구, 투심, 슬라이더, 포크볼 제구가 모두 잘 돼 생갭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너무 중요해서 꼭 잡고 싶었던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기존 선수들이 최선 다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중 햄스트링 부상을 한) 범호의 부상이 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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