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이대호 일본행? 실력보다 돈이 문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8-07 19:12


SK 김성근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1.6.28

롯데 이대호.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실력이 아니라 코스트(돈)가 문제"

SK 김성근 감독이 FA를 앞둔 이대호의 일본 진출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의 시즌 중 퇴단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한국 톱클라스 선수들의 향후 일본 진출 여부는 실력이 아니라 코스트가 문제"라며 말했다. 용병 선수들에 대한 일본 내 투자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얼마전 (5일 문학구장을 방문한) 요미우리의 (기요다케 히데토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대호가 FA로 풀리면 국내 구단들이 70~80억원을 베팅할 수 있는데 7~8억엔을 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 그렇느냐'며 놀라워 하더라"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요미우리 대표는 롯데 이대호의 경기를 보고난 뒤 5일 문학구장을 찾아 김성근 감독을 방문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요즘 일본은 용병의 코스트가 비싸면 안 데려오려고 한다. 최근 소프트뱅크와도 이야기했는데 용병 몸값이 2000만~3000만엔이라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성근 감독은 오릭스 용병 투수 휘가로와의 협상 비화도 털어놓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데 우리가 영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오릭스가 조금 더 먼저 움직였다. 한국에 왔으면 10승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였다. 그 선수가 정작 오릭스와 3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하더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사실상 용병 연봉 상한선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휘가로가 한국에 왔다면 실제 두배 이상의 연봉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 불고있는 용병 연봉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첫해 평범한 몸값에 입단하더라도 성적을 올릴 경우 대폭 인상을 시켜주는 것이 일본 야구의 일반적 정서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선수에게는 다소 예외였다. 한국 선수 스카우트 붐 속에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몸값이 뛰어올랐다. 김성근 감독도 이를 지적했다.

"주니치가 한국 선수들을 비싸게 스카우트할 때부터 이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사실 한국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쉽게 무너지는 건 실력보다는 환경이 문제다.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려야 하는데 돌아올 길(한국행)이 있어서 그렇다"며 '거액 몸값→조기 복귀' 순환 구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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