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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경기'에 대한 개념 정립이 필요한 시기다.
그런데 이참에 월요일 경기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킬 필요도 있다. 단순히 잔여경기의 의미로만 볼 게 아니다. 언젠가는 고민하게 될 문제다.
11월의 포스트시즌 가능성 높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2일 "현 시점에서 더이상 우천연기가 없다고 가정하고,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를 안할 경우 정규시즌은 10월3일 종료된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날씨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한국시리즈 7차전이 11월5일에는 끝나야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역산하면 10월10일에 포스트시즌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천연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어쩔 수 없이 포스트시즌 종료일이 11월로 넘어갈 것 같다"고 밝혔다.
되도록 현장이 피곤하지 않도록 감안하겠다는 얘기다. 정 안 되면 11월10일을 마지노선으로 잡을 수도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가 11월10일에 끝났다. 다만 이 시점마저 밀리게 된다면 조치가 필요한데, 현장에서 더블헤더를 싫어하니 월요일 경기를 배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월요일 경기 대비할 필요 있다
이참에 한번쯤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월요일 경기를 일회성 케이스로 생각해선 안 된다. 향후 프로야구 구조에 따라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한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팀당 140경기로 늘어난다. 정금조 팀장은 "팀당 140경기 체제에선 무조건 3월말 개막이다"라고 말했다. 140경기 체제에선 지금처럼 월요일을 이동일로 놓고 6일간 경기하면 별 문제 없다.
중요한 건 2013년이다. 엔씨소프트가 1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이다. 만약 그때까지 10구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9구단 체제에선 팀당 128경기로 줄어든다. 이른바 '3-3-2, 팀간 16차전 체제'가 된다. 특정팀 상대로 홈에서 8게임을 치른다. 한 팀이 남는다. 구성이 복잡해지니 지금보다 이동일이 많아지고 결국엔 월요일 경기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엔 팀간 차전이 지금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흥행카드가 적어지는 단점도 있다.
팀이 더 많이 늘더라도 홀수 체제에선 이같은 가능성이 분명 있다. KBO도 "그 점을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월요일 야구 수요'의 가능성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팬들 사이에 야구 없는 날의 아쉬움, '월요병'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실제 KBO는 2군 퓨처스게임의 화요일 일정을 월요일 저녁 게임으로 돌려 실험중이다. 케이블채널이 중계도 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의 월요일 경기는 피로가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98년 화요일을 이동일로 운용한 적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선수단이 피로감을 호소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팬들의 아쉬움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처럼, 다만 한 경기라도 월요일에 배치하는 방안을 말이다.
정금조 팀장은 "9구단 체제로 인해 월요일 경기를 채택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쉬는 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팀간 공평성, 흥행 매치업 등을 고려하려면 일정 짜는 건 엄청난 일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간 야구 열기 뒤에는, 인기높은 매치업을 휴일 경기로 잘 배치해온 KBO의 노력도 한몫 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올해 잔여경기는 최대한 버텨본 뒤 더이상 미룰 수 없을 때 현장 의견에 따라 더블헤더 혹은 월요일 경기로 대체될 것이다.
현장에서 월요일을 선호할 경우에도 모든 구단이 월요일 경기를 공평하게 치를 방법은 없다. 팀간 연기된 경기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훗날 홀수 구단 체제일때 아예 처음부터 월요일 일정이 잡힐 수도 있다. 팬들의 월요일 야구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