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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로페즈가 3일 한화전에 나오지 않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7-03 12:17


◇KIA 로페즈. 스포츠조선DB

KIA 로페즈는 정말 괜찮은걸까.

2일 광주구장에 열린 KIA-한화전이 종료된 후, KIA 조범현 감독은 3일 경기 선발로 좌완투수 박경태(24)를 예고했다. 약간의 의문이 뒤따른다. 일정상으로 보자면 화요일(6월28일)에 선발로 등판했던 용병 에이스 로페즈가 나설 차례다. 그런데 결론은 선발 경험이 2008년 입단 후 단 한 차례(2009년 5월17일 인천 SK전)밖에 없는 박경태였다. 왜 일까. 혹시 지난 선발 등판 때 오른손 검지 끝부분 통증을 호소한 로페즈의 몸에 무언가 이상이라도 생긴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페즈의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선발 박경태 카드는 팀의 장기적인 행보를 염두해 둔 포석의 일환일 뿐이다.

우선, 로페즈의 현재 상태. 로페즈는 지난 6월28일 부산 롯데전에서 5이닝 7안타 4삼진 2실점하며 시즌 8승째를 챙겼다. 그런데 5-2로 앞선 5회말 1사 후 롯데 전준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돌연 손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그래도 씩씩하게 5회를 마친 로페즈는 곧바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시즌 최소인 60개.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다음날 서울로 급히 올라온 로페즈는 정밀검진을 받았고,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다시 팀에 합류한 로페즈는 평소와 다름없이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투구수가 워낙 적어서 3일 등판이 가능했다. 게다가 로페즈는 성격상 등판을 미루는 스타일도 아니다. 실제로 올해 4일 휴식 후 선발로 나간 적도 두 차례(4월17일 광주 한화전, 5월8일 인천 SK전)나 있다. 심지어 지난 6월5일 인천 SK전에는 깜짝 마무리로 나와 1이닝 동안 24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만 쉬고 6월8일 광주 두산전에도 출격해 승리를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는 관점에서 과감히 로페즈를 쉬게 했다. 힘겨웠던 4~5월 시즌 초반이나, 막 치고 오르던 6월초와는 팀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 2일 현재 단독 2위 KIA는 41승31패로 승률 5할 기준 +10승을 하고 있다. 시즌이 한창인 때라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고 해도, 다소 여유가 생긴 것이 사실. 이번 광주 3연전에서 1승1패를 거둔 데다 3일 오후에는 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도 있어, 경기가 순연될 가능성도 있다. 조범현 감독의 '선발 박경태 카드'는 이런 여러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치밀하고 신중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박경태 역시 선발경험이 적지만, 경쟁력 있는 투수다. KIA 관계자는 박경태에 대해 "왼손으로서 묵직하고 빠른 직구가 장점이고, 떨어지는 변화구 궤적도 향상됐다"고 말하고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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