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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포수로 나서는 야수들, 이유와 문제점은?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6-23 14:04


17일 잠실경기서 깜짝 포수로 9회를 책임진 최 정이 경기 종료후 정우람과 손을 잡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17일, 팬들은 깜짝 놀랐다. 잠실 SK-LG전 9회말, 최 정이 포수마스크를 썼다. 8일에는 두산 이성열이 우익수 글러브를 벗고, 포수 미트를 잡았다. 광주 KIA전에서다.

삼성에서는 박석민이 포수훈련을 하고 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 류중일 감독이 지시했다. 최형우도 함께다.

LG 박종훈 감독은 얼마전 포수경험이 있는 야수를 조사했다. 이택근과 서동욱이 경험자였다. 이유는 마찬가지로 만약에 대비해서다.

올해 눈에 띄는 현상이다. 포수를 겸하는 멀티플레이어가 상종가다. 왜 그럴까.

부상과 잦은 교체

올해 유난히 부상자들이 많다. KIA 조범현 감독은 "각 팀 주전급들의 부상이 많다. 올해가 특히 심하다"고 했다. SK 박경완, LG 이대형 이택근, 롯데 황재균, KIA 최희섭, 두산 손시헌 등이 부상자 명단에 있다.

주전급의 부상은 단순히 한사람이 빠지는 차원이 아니다. 백업요원 한명이 빈자리를 100% 메울수 없다. 그래서 상황에 따른 잦은 교체가 이뤄진다. 예년에 비해 올시즌 선수교체가 많은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잦은 교체는 경기후반에 영향을 미친다. 승부처에서 대타나 대주자, 대수비 요원이 부족하게 된다. 22일까지 LG(3명)를 뺀 7개구단의 포수엔트리는 2명씩이다. 이 포수들도 이 잦은 교체속에서 모자라는 경우가 생긴다.


빨라진 승부와 불안한 뒷문

올시즌 특징중의 하나가 초반부터 승부를 건다는 점이다. 승부수를 던지는 타이밍이 빨라졌다. 선수들의 잦은 교체의 또 다른 이유다. 보통 타력이 약한 포수 자리에 초반부터 대타가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반들어 박빙의 승부가 많다. 삼성 오승환 정도를 빼고는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탓이다. 이런 후반 승부처에서 포수가 나설경우,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다. 여기에 최근 잦아진 포수의 부상에도 대비, 포수용 멀티플레이어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없나

사실 포수로 나선 야수나, 투수 모두 불안하다. 예전에 포수경험이 있거나, 훈련을 한다해도 실전은 다르다. 특히 투수의 강속구나 포크볼같은 변화가 심한 변화구에 대처가 힘들다. 부상의 위험도 있다. 투수도 마음놓고 공을 뿌리기 힘들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승부속에서 어쩔수 없이 나타난 기현상이다. 하지만 경기의 질적 측면에서 자주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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