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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비룡의 반격, 이유있는 야신의 자신감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6-14 11:14 | 최종수정 2011-06-14 11:14


SK 김성근 감독은 "이제 SK다운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자신감을 내비친 뉘앙스다. SK 타격의 폭발 계기가 된 지난 7일 넥센과의 경기 전 특타장면. 최동수의 토스를 직접 타격하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프로스포츠의 핵심은 경쟁이다. 순위가 사실상 '목숨'과 같기 때문이다.

피말리는 경쟁 속에서 순위를 정하고 희비쌍곡선이 엇갈린다. 따라서 겉으로만 보면 상대성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같다. 다른 팀 보다 1%라도 전력이 좋으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게 사실.

그러나 6개월이 넘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 속에 상대적인 전력은 절대적인 전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이런 상대성과 절대성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순작용과 부작용을 주고받는다. '남을 이기기 전에 나를 이겨야 한다'는 말이 꼭 맞는다.

SK는 이런 절대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팀이다. SK 김성근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지지 않는 야구'와 일맥상통한다. 자신의 약점을 메워 상대팀이 공략할 약점 포인트를 최대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럴 경우 많은 순작용을 가져온다. 선수단에 자신감이 고취되고, 상대가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런 원칙은 절대적인 전력의 향상이 상대적인 전력에 순작용을 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최근 김 감독은 "이제 SK다운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말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사실 그동안 SK는 100% 'SK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다. 철벽의 대명사였던 중간계투진은 어이없는 실점으로 막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섬세한 조직력과 반박자 빠른 플레이도 이런 상황에서 실종됐다. 김광현 송은범 박재상 김강민 박경완 등 투타의 핵심들이 부상으로 완전한 전력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2007년 김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여러 팀으로부터 선두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6월 초 KIA에게 허무하게 3연전을 스윕당하며 LG, KIA, 삼성에게 2게임 차 안의 추격을 허용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고, 타격 사이클이 저점으로 떨어지면서 팀의 핵심인 중간계투진마저 붕괴 직전의 위기상황까지 몰렸다.

그러나 SK는 7일부터 반격에 나섰다. 넥센과 두산에게 2승1패로 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공동 2위인 KIA, LG와는 1게임 차의 불안한 선두.

하지만 김 감독은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는 뉘앙스다. 이 과정에서 팀 전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광현과 송은범이 정신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며 무사히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게다가 타자들의 타격감도 끌어올렸다. 넥센전에 앞서 김 감독은 주전 타자들에게 일일이 토스하며 타격폼을 세밀하게 수정했다. 그 결과 지난 6게임에서 SK는 평균 6점이 넘는 점수를 뽑아냈다. 5월 말 1할대의 빈타에 그쳤던 팀 타격은 지난 주 무려 3할 2리를 기록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이 일시적인 반등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이제 선수들이 감을 잡기 시작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전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절대적인 전력을 향상시키면서 상대적인 경쟁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여름철이 우리의 진정한 승부수"라고 시즌 전 공표했다. 이 말은 사실이다. 이제 선두 SK의 반격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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