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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에이스 윤석민의 선택, 장점의 극대화가 정답이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6-12 20:49


'장점의 극대화', 에이스의 선택은 옳았다.

KIA 에이스 윤석민(25)은 국내 투수중 가장 많은 변화구를, 가장 위력적으로 뿌릴 줄 아는 투수다. 시속 150㎞를 넘는 강력한 직구와 140㎞ 대의 고속 슬라이더가 간판 구질이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에 포크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제 더 이상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지 않는다. 가끔 커브와 체인지업을 곁들이지만, 대부분 직구-슬라이더의 '투 피치'다. 그렇게 변신을 선택한 윤석민은 KIA 전신 해태에서 현역 시절, '투 피치'만으로 리그 정상에 섰던 선동열 전 삼성 감독 이후 다시금 '투 피치'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2일 군산 LG전은 윤석민 버전 '투 피치'가 정점에 오른 경기였다. 이날 윤석민은 7이닝 3안타 1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시즌 7승(2패)째를 따냈다.

강력한 투 피치의 위력, 마운드를 평정하다

윤석민은 이날 7이닝 동안 LG 타자와 25번 상대해 정확히 100개의 공을 던졌다. 평균적으로 한 타석당 투구수 4개의 공격적인 피칭. 비결은 역시 최고 151㎞까지 나온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정면승부였다. 1회초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직구를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았어도 윤석민은 기죽지 않았다.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1회 9개의 공 중 6개를 직구로 선택했다. 슬라이더 2개와 체인지업 1개는 그냥 보여주는 공이었다.

그러다 2회부터는 고속 슬라이더의 스위치를 올렸다. 최고 143㎞까지 나온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는 보통 투수의 직구와 유사한 스피드로 날아오다 우타자에게는 바깥쪽으로, 좌타자에게는 몸쪽으로 급격히 휘어진다. 윤석민의 위력적인 직구를 의식해 빠르게 스윙 타이밍을 맞춘 타자에게 홈플레이트 바로 앞쪽에서 생기는 윤석민표 고속슬라이더의 급격한 변화는 치명적이다. 2회부터 6회까지 윤석민의 직구-슬라이더 비율은 26-28이었다. 슬라이더를 약간 더 많이 던졌지만, 직구 비중도 이에 못지 않았다. 그러다 6회 이후에는 다시 직구의 비중(14-5)을 높였다.결국 이런 투 피치에 LG타선은 10개의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파워 피처의 직구를 살리는 떨어지는 변화구

이날 윤석민의 총 투구수 대비 구질별 비율은 직구 46%-슬라이더 35%-커브 10%-체인지업 9%였다. 직구-슬라이더의 투 피치였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의 비중도 거의 20%나 됐다.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빠른 공과 옆으로 휘는 공만으로는 자칫 패턴이 단조로워질 위험이 있다. 타자가 슬라이더에 스윙 타이밍을 못맞췄다 해도 배트컨트롤을 통해 맞혀낼 가능성이 생기는 것. 물론 선동열이나 윤석민처럼 직구 자체의 위력이 특급이고, 슬라이더의 각이 날카롭다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윤석민은 여기에 밑으로 떨어지는 공을 추가해 위력을 배가시켰다. 커브와 체인지업은 공통적으로 아래쪽을 떨어지는 궤적을 같는다. 때문에, 타자들은 빠르고 옆으로 휘는 공에 눈을 익히다가 상대적으로 느린, 그리고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오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윤석민은 영리하게 이점을 노렸고, LG 타자들은 윤석민의 '떨어지는 변화구'에 더웃 혼선을 빚으며 헛방망이질을 하고 말았다. 군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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