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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진화하는 '야왕'신드롬 '예끼'구호까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6-05 10:50


한화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등장한 야왕 한대화 감독 패러디물. 한 네티즌이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서 퍼온 것으로 작품명은 '예끼, 니X, 18세'다.


가히 폭발적이다.

올시즌 초반 야구판의 최고 화제작 '야왕 신드롬'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야왕'은 야구의 왕이란 뜻으로 한대화 한화 감독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변변치 않은 전력의 한화를 5월부터 다크호스로 변모시키자 신이 난 팬들이 수여한 칭호다.

당사자인 한 감독과 한화 구단은 처음에 몇 번 농담처럼 회자되다가 그칠 줄 알았다. 하지만 각종 왕의 사진에 한 감독을 합성한 패러디 작품이 쏟아지더니, 한 감독 어록을 딴 구호, 연재 소설까지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 팬들은 수시로 바뀌는 야왕 시리즈에 또다른 야구 보는 재미에 흠뻑 빠지는 중이다.

'마!'나와라, '예끼!'가 있다.

야구장 관중석의 백미는 응원전쟁이다. 톡톡 뛰는 구호와 노래로 마음껏 소리 지르고 나면 스트레스 싹 가신다. 각종 구호 가운데 8개 구단을 망라해서 가장 임팩트 있고, 인구에 가장 회자되는 구호가 롯데의 '마!'다. 상대가 견제구를 던질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귀여운 야유성 구호인데, '인마'를 경상도 사투리로 줄어든 말이다. 여기에 필적할 만한 야심작이 한화에서 나왔다. '예끼!'다. 한대화 감독의 대표적인 어록에서 따왔다. 한 감독은 스스로 자책할 때 '예끼, 니X 씨X'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새겨 들으면 욕이지만 한 감독이 구사할 때는 구수한 충청도 억양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전혀 욕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화 구단은 '예끼' 단어만 꺼내와서 '마'에 견줄 만한 견제구 구호로 사용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다. '예끼'의 사전적 의미는 '때릴 듯한 기세로 나무라거나 화가 났을 때 내는 소리'라고 돼 있다. 지금까지 한화의 견제구 구호는 '뭐야(뭐여)'였다. 오성일 한화 홍보팀장은 "응원단장에게 '예끼' 구호를 도입해보자고 권유했다. 금명간 새로운 구호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왕을 띄우기 위한 수단의 일종이다.


야왕의 활약상을 연재소설로 패러디한 야왕록의 전용 블로그 캡처 화면.
해외로 진출한 야왕

'야왕'이 뜬 이후 '디시인사이드' 등 각종 인터넷 공간에서는 네티즌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세종대왕을 패러디 한 '세종(한)대화'는 물론, 만원짜리 지폐에 '야왕'의 사진을 합성한 작품도 나왔다. 이제는 역사에서 웬만한 왕이나 임금은 '야왕'으로 변신하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한화 구단 홈페이지에 야왕 패러디물의 결정판이라고 할 만한 패러디물이 떴다. 한 네티즌이 디시인사이드에서 발견한 것을 퍼올린 것인데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일명 '예끼, 니X 18세'다. 중세시대 유럽의 한 왕의 사진에 한 감독 얼굴을 합성해 놓고는 'Yekki Nimi. ⅩⅧ'라고 명명했다. '루이 18세'에서 착안해 한 감독의 어록을 절묘하게 패러디했다. 그런가 하면 '야왕록'이라는 인터넷 연재소설까지 등장했다. 한 한화 팬이 '야왕'을 주인공으로 매경기 상황을 무협소설처럼 바꿔 구단 게시판에 연재한 글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아예 야왕록 블로그를 따로 개설했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화 구단은 '야왕 신드롬'이 생갭다 위력적이자 싫지 않다는 눈치다. 팬들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로 이왕 이렇게 발전된 김에 홍보 마케팅에도 응용해보자는 분위기다. 우선 '예끼!' 구호를 대전의 새로운 트레이드 마크로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야왕' 패러디물 공모전을 실시해 인터넷 공간에서 우후죽순처럼 산재한 팬들의 정성을 집대성하겠다는 구상도 나왔다. 한화 구단은 그동안 '야왕'이란 별명을 처음 사용한 네티즌을 찾아왔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야왕' 창시자를 찾습니다란 홈페이지 이벤트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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