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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선빈의 이같은 활약 배경에는 조범현 KIA 감독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 투지나 야구 센스는 누구못지 않지만, 타고난 체력이 강하지 않은 김선빈을 위해 조 감독이 올시즌 초반부터 특별관리를 하고 있는 것.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특별히 티를 낼 수는 없지만, 조 감독은 시즌 초부터 "선빈이의 체력이 걱정이야. 틈날 때마다 쉬게 해줘야 해"라며 노심초사하곤 했다.
그래서 조 감독은 두 가지 방법을 통해 김선빈의 체력을 관리 중이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체력소모가 많은 점을 고려해 평균적으로 주 1회 가량 경기에서 빼주고 있는 것. 주로 주중 3연전의 마지막 날인 목요일에 선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4월에는 세 차례의 선발 제외 중 2차례(7일, 14일)가 목요일이었고, 5월에는 3회 선발에서 빼줬는데 두 번은 수요일(4일, 11일)이었고, 한 번은 목요일(19일)이었다. 주중 3연전의 마지막날은 경기 후에 원정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체력부담이 더 크다. 때문에 주로 목요일에 선발에서 제외한 것.
또 다른 방법은 경기전 특타 제외다. 조 감독은 매 경기전 몇몇 타자들에게 인근 고교 구장에서 특타를 시키곤 한다. 김선빈도 지난해에는 줄기차게 이 특타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딱 두 차례만 특타 명단에 포함시켰다. 심지어는 김선빈이 이건열 타격코치에게 특타를 자원했음에도 허락하지 않았다. 체력 소모를 우려했기 때문. 김선빈 역시 감독의 그같은 배려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투지를 키우고 있다. 김선빈은 "말씀은 안하셔도 감독님이 나를 배려해주신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 힘이 난다"면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만큼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