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마침내 23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입후보 기자회견을 갖고 3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회장측은 2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기흥 IOC위원 겸 대한체육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와 관련해 아래와 같이 스포츠 언론이 여러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서 '이날 기자회견은 이기흥 회장의 간단한 모두 인사에 이어 언론인 여러분의 일문일답으로 진행되며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밝힐 예정'이라며 최근 정부의 감사와 검경의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면 승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24~25일 대한체육회장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충청권 유니버시아드 사무총장 인사, 국가스포츠위원회 공동위원장 인사, 스위스 로잔 연락사무소 신설 문제 등 사사건건 문체부와 부딪쳤고 올해 초 체육인대회에서 대통령실에 상급기관 문체부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며 갈등이 증폭됐다. 이어 파리올림픽 해단식 축소, 파리올림픽 참관단 논란, 수의 계약 비위 혐의, 부정 채용 혐의 등이 쏟아지는 가운데 문체부와 감정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국정감사에 이어 10월 문체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 감사실 감사가 이어졌고 11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3연임 승인 심사를 앞두고 국조실 정무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직원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경찰청에 이 회장 등 직원 8명을 수사의뢰했고, 문체부는 11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2조의3(비위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에 따라 직무정지를 통보했다. 이 회장은 즉각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지난 12일 법원은 이를 기각, 직무정지가 유지됐다. 이 회장은 이에 불복 고등법원에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국조실 점검단이 수사를 의뢰한 건과 관련,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본관과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임직원 자택 등에 반부패범죄수사대가 압수영장을 집행, 수색을 시작, 이 회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시작됐다. 국조실 점검단은 수사 의뢰와 관련 "①대한체육회장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시 부당한 지시를 통해 특정인(회장 자녀의 대학친구) 채용을 강행한 의혹. ②국가대표선수촌 고위간부가 체육회장의 승인하에 한 스포츠종목단체 회장에게 선수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입비용의 대납을 요청하여 승낙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 ③대한체육회장의 부적절한 언행 다수 확인 ④파리올림픽 참관단도 부적절하게 운영된 사실 확인, ⑤ 대한체육회의 후원물품 모집 및 관리 체계가 매우 허술하고 방만한 것으로 확인 ⑥기타 체육회 운영에 다수의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에 의거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2022년 자녀 친구 A씨가 진천선수촌 훈련기획관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선수촌 간부 B씨에게 이력서를 주면서 경력, 자격 요건(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완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채용 담당 부서장을 교체하고, 채용 공고에 경력·자격 요건을 삭제한 후 B씨가 면접에서 최고점을 부여한 A씨를 직원으로 최종선발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달 인천공항 인터뷰 당시 '부정채용'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전혀 모르는 사이"라면서 "여자선수 숙소를 관리할 사감이 필요해 여자로 뽑자고 했다. 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한달에 200만원 조건에 누가 와서 하겠냐고들 해 관련 학위 소지자, 심판, 지도자 중 다양한 사람이 오게 풀어주라 했고, 2500만~3000만원으로 급여를 현실화하라고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자제분 친구를 추천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한 바 있다.
이기흥 회장은 또 이달 초 열린 IOC 집행위에서 70세 이하 IOC위원 임기 연장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없었던 것과 관련 "개인이나 IF 자격이 아닌 NOC 자격 위원의 임기 연장 건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후 다시 논의될 것"이라며 "연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여지를 남겼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이후 탄핵 정국 속에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정부 고위관계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작심 폭로한 만큼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나 문체부를 겨냥한 추가 폭로 등 3연임 도전을 둘러싼 정세와 관련 다양한 발언이 쏟아질 수 있다.
한편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진행된다.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유승민 전 IOC위원(이상 가나다순) 등 역대 최다 8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낸 가운데 후보등록일인 24~25일 몇 명이나 등록할지도 관심이다. 각 후보는 등록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 7000만원을 맡겨야 하고 20% 이상 득표해야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유승민, 강신욱 등 후보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반 이기흥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