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페퍼저축은행 상대로 올시즌 2전 전패. 하지만 '신생팀'의 창단 최다승을 안방 홈팬들 앞에서 내줄 순 없었다. 풀세트 혈투 끝에 기어코 승리를 거머쥐었다.
도로공사는 1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4시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7, 25-23, 25-20, 22-25, 15-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도로공사는 4승12패(승점 12점)로 5위 페퍼저축은행(5승10패, 승점 16점) 추격에 나섰다. 타나차(28득점 2블록)를 중심으로 강소휘(22득점 3블록) 김세빈(11득점 5블록) 니콜로바(15득점) 배유나(6득점 4블록) 등의 경기력이 맞아들어가면서 봄배구를 향한 미약한 희망도 살렸다.
특히 올시즌 GS칼텍스에게만 3전 3승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5개팀 상대로 전패를 기록중이던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승패를 떠나 타나차와 신인 세터 김다은이 주도하는 활력 넘치는 코트 분위기가 돋보였다. 특히 김다은은 서브에이스 3개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반면 창단 이래 단일 시즌 최다승(6승)에 도전했던 페퍼저축은행은 혈투 끝에 패배, 아쉬움을 삼켰다. 박정아(21득점)가 모처럼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지만, 승리와 연결짓지 못했다.
양팀 모두 리시브나 2단 연결은 매끄럽지 않았다. 때문에 고비를 해결해줄 양팀 주포들의 결정력, 그리고 미들블로커들의 블로킹이 빛나는 경기가 됐다.
경기전 만난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최다승, 연승 같은 기록에 의미를 두지 말자고 했다. 아직 너무 많은 시즌이 남아있다. 올시즌 목표는 두자릿수 승수다. 한경기 한경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감이 좋은 세터 이원정과 외인 활용에 능한 박사랑의 차이를 언급하며 "상황에 맞게 활용하겠다"는 속내도 전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패배가 쌓이다보면 팀원들간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배구는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서로 믿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세터 고민이 많은 도로공사다. 김종민 감독은 "아직은 이윤정이 주전세터다. 다만 더 자신의 가능성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변화할줄 알아야된다"고 강조했다.
1세트는 도로공사로선 통한의 역전패였다. 세트 초반 리시브가 흔들리며 1-6, 8-12로 리드를 내줬다.
도로공사 김세빈의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2개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여기에 타나차와 니콜로바가 힘을 내면서 24-22까지 앞서나갔다.
여기서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페퍼저축은행 장위와 이한비에게 연속 득점을 내주며 24-24 동점이 됐고, 타나차가 다시 1점을 추가했지만 니콜로바의 서브범실, 배유나의 공격 범실이 이어지며 허무하게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 현대건설전에 이어 확실히 시즌초와는 다른 경기력이었다. 무엇보다 타나차의 활약이 빛났고, 강소휘도 리듬을 찾은 모습. 높이의 약점을 이겨내고 베테랑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2세트에도 15-11에서 5연속 실점하며 15-16 역전을 허용했다. 두 팀은 세트 막판까지 일진일퇴로 맞섰다. 도로공사는 21-22에서 김세빈-배유나의 연속 블로킹, 타나차의 득점으로 또한번 24-22를 만들었고, 2세트는 놓치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도로공사는 3세트마저 따내며 승기를 굳혔다. 강소휘와 배유나가 살아나면서 3세트 분위기를 주도했다. 16-17에서 배유나의 득점과 상대 범실, 김다은의 다이렉트킬, 김세빈-강소휘의 블로킹으로 연속 4득점을 따냈고, 그 흐름대로 3세트를 끝냈다.
하지만 4세트를 다시 역전패했다. 14-11로 앞서다 페퍼저축은행의 맹공에 역전을 허용했고, 김다은의 연속 서브에이스와 강소휘의 활약으로 21-19를 만들었지만,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에게 연속 3득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5세트 초반은 타나차, 후반은 강소휘가 주도했다. 블로킹으로 첫 득점을 따낸 타나차는 2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페퍼저축은행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김종민 감독은 니콜로바마저 빼고 문정원을 기용,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원투펀치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용병술이 통했다. 강소휘가 폭발력을 더하며 10-4까지 차이를 벌렸다. 김다은의 서브에이스가 또한번 꽂히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강소휘와 타나차가 상대 코트를 잇따라 갈랐다. 타나차가 마지막 비수를 꽂으며 경기를 끝냈다.
김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