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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도 안 한 거야? 두산, '100만불 투수' 전격 교체 사태의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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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가 '100만달러(약 14억5000만원)' 외국인투수 토마스 해치와 계약을 불과 한 달 만에 전격 취소했다.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좋은 용병 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국내 구단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벌어진 사태다.

두산은 18일 '지난 11월 영입한 토마스 해치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외국인투수 잭 로그와 총액 80만달러(약 11억6000만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치가 두산의 계약서에 사인한 날은 11월 19일이다. 당시에는 정식 메디컬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두산은 해치 측 자료를 바탕으로 건강을 확인했다. 동시에 현지 소식통을 통해 해치의 몸상태를 크로스체크했다. 두산은 일단 계약을 진행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12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어차피 직원들을 파견하기 때문에 메디컬테스트는 이 때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메디컬테스트를 이유로 합의를 1개월 뒤로 미뤘다간 다른 팀이 낚아챌 위험이 컸다. 두산으로서는 서두르는 편이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여기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두산 관계자는 "경쟁 팀들이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빠르게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두산은 기준을 매우 보수적으로 세웠다. 2024년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전부 부상 때문에 중도 하차했기 때문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검사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에는 메디컬테스트를 매우 타이트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신속하게 대응했다. 로그는 두산이 올 겨울 노린 외국인투수 후보 최종 3인 중 한 명이었다. 두산은 3년 전부터 로그를 주시했다. 로그는 올해 여름 국내 몇몇 팀들의 대체 용병 후보로 주목 받은 투수이기도 하다. 두산 관계자는 "접촉은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해치와 계약을 해지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면서 바로 로그 측에 정식으로 제안을 넣었다"고 밝혔다. 로그는 메디컬테스트를 확실히 통과했다.

약간의 잡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두산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11월 15일 가장 먼저 계약한 콜 어빈(100만달러)은 현역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다. 어빈은 올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서 29경기(선발 16회) 등판해 111이닝을 투구했다.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로그 또한 메이저리그 통산 19경기(선발 10회) 70이닝 3승 8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2024년 마이너리그에서 25경기(선발 13회) 5승 6패 평균자책점 2.59를 마크했다.

로그는 KBO리그 타자들이 까다로워하는 유형이다. 빠른 공을 던지며 다양한 변화구까지 갖춘 왼손 투수다. 두산은 "로그는 최고 구속 147㎞의 직구와 싱커, 체인지업, 커터에 스위퍼를 구사한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좌완 스위퍼가 주무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로그는 3년 동안 꾸준히 관찰했던 선수로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디셉션(숨김 동작)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