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18일 우완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30)를 영입했다. 우와사와는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확인하고, 1년 만에 돌아왔다. 친정팀 니혼햄 파이터스가 아닌 소프트뱅크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 4년에 10억엔을 받는 조건에 사인했다. 2023년 니혼햄에서 연봉 1억7000만엔을 받았으니, 8000만엔 정도 올랐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이시카와 슈타 공백을 메워야 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일본인 선수가 반드시 옛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건 아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 더 좋은 환경을 찾아가면 된다. 프로 선수로서 당연한 일이다. 어린 시절 동경했던 팀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경우도 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마쓰이 가즈오는 세이부 라이온즈가 아닌 소프트뱅크, 라쿠텐 이글스로 갔다. 소프트뱅크 에이스 아리하라 고헤이도 비슷하다. 니혼햄에서 뛰다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미국에서 2년을 던지고 소프트뱅크 선수가 됐다. 3년-12억엔, 특급 대우를 받았다.
우와사와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친정팀 니혼햄 팬들이 화가 났다. 비난이 이어진다. 그를 배신자로 생각하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지난 행보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지난 9월 25일 니혼햄의 홈구장 에스콘필드. 우완투수 가기야 요헤이(34)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 우와사와가 깜짝 등장했다. 선배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홈 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그에게 박수를 쳤다. 대다수 팬들은 우와사와가 당연히 니혼햄에 합류할 것으로 믿었다. 우와사와가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며 일본 복귀를 언급한 상황이었다.
구리야마 히데키 전 감독이 우와사와를 행사에 불렀다. 니혼햄을 10년간 이끌었던 구리야마 전 감독은 일본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으로 인도했다. 니혼햄에 복귀해 수석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다. 가기야와 우와사와 모두 구리야마 감독이 지휘하던 시기에 니혼햄에서 함께 했다.
일본언론은 우와사와가 니혼햄 구단 시설에서 훈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겨울 우와사와가 메이저리그를 얘기했을 때, 신조 쓰요시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은 만류했다. 2012년 입단해 70승을 넘은 선발투수라고 해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보기 어려웠다.
주위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에 있더라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고집을 피우는 그에게 니혼햄 구단이 문을 열어줬다.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금 2만5000달러, 연봉 22만5000달러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승격시 연봉 25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니혼햄 구단에 돌아온 이적료는 미미했다. 우와사와의 메이저리그 도전엔 구단 배려가 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돌아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같은 퍼시픽리그 팀으로 갔다. 그가 앞서 냉정하게 "조건이 좋은 팀을 찾겠다"고 했다면 배신감이 덜 했을 것이다.
호기롭게 "마이너리그에 있더라도 도전해 보겠다"던 다짐도 빈말이 됐다. 센트럴리그 홈런왕 출신 쓰쓰고 요시토모는 2년을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노렸다. 올해 초 친정팀 요코하마 베이스타즈로 복귀했다. 우완 파이어볼러 후지나미 신타로는 올 시즌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으나 계속 미국에 남겠다고 했다.
우와사와의 도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메이저리그 2경기, 4이닝 2안타 1실점. 트리플A 20경기에 나가 5승4패-평균자책점 7.63를 기록했다. 선발로 못 뛰고 중간계투로 던졌다. 오른쪽 팔꿈치 피로골절로 시즌이 끝나기 전에 풀렸다.
우와사와가 니혼햄 원정경기에 나온다면,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질 게 분명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