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시장이 개장한 지 6주가 지났음에도 전혀 관련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는 김하성이 LA 다저스에 어울린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현지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8일(한국시각) '파드리스 출신 FA 김하성의 톱10 행선지 랭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저스를 1위에 올려놓았다.
기사를 쓴 팀 켈리 기자는 '지난달 우리는 김하성이 1년 1400만달러에 다저스와 베개같은 계약(pillow contract)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것은 파드리스 팬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지만, 상당히 일리있는 얘기'라고 전했다.
'베개 계약'이란 잠잘 때 편하게 사용하는 베개처럼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은 계약, 1년 계약을 뜻한다. 김하성에게 침대 계약을 예상한 것은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지난 8월 2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루 귀루를 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복귀 시점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빠르면 4월 중순이라는 예상이 있는가 하면 전반기 내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건강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에게 장기계약을 선뜻 제안하는 구단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1년 계약을 통해 내년 시즌 건강과 실력을 증명하고 다시 FA를 선언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 다저스가 최적의 팀이라고 하는 것일까.
켈리 기자는 '다저스는 내년 무키 베츠가 2루수 또는 유격수로 뛸 것으로 보이는데 유틸리티 토미 에드먼이 중견수로 나설 경우 나머지 중앙 내야수는 미구엘 로하스와 개빈 럭스가 남게 된다'며 '맥스 먼시는 3루를 봐야 하는데, 그는 벌써 35세가 되고 올해 73경기 밖에 못 뛰었다'고 설명했다. 즉 수비가 좋은 쓸 만한 내야수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켈리 기자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야수를 좋아한다. 특히 그런 야수의 시장 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렇다'면서 '파드리스 팬들이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하겠지만, 김하성은 완벽한 다저스 선수처럼 느껴진다'고 단정지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1년 1400만달러는 헐값이나 다름없다. 김하성을 한 시즌 쓰면서 가격 대비 최대한 효과를 뽑아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하성의 유력 후보 구단으로 꼽혔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유격수 최대어 윌리 아다메스를 7년 1억8200만달러에 영입하면서 상황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아다메스의 원소속팀 밀워키 브루어스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원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하성의 예상 행선지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다저스는 사실 의외의 구단이다.
켈리 기자는 다저스에 이어 디트로이트, 시애틀 매리너스, 애틀랜타,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샌디에이고,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순으로 언급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