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수상 불발로 발롱도르를 보이콧했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는 시상식에 참석했다. 비니시우스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를 열었다. FIFA가 주관하는 수상식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과 함께 'FIFA 발롱도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던 올해의 선수상은 2016년부터는 다시 발롱도르와 별개로 시상식을 진행 중이다. 발롱도르만큼이나 FIFA 올해의 선수에 누가 선정될지에도 매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부문은 역시나 '올해의 남자 선수'다. 지난 2022년, 2023년 리오넬 메시가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8회)을 경신했던 부문으로, 2023년 8월 21일부터 2024년 8월 10일까지의 활약상을 평가해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올해의 주인공은 비니시우스였다. 비니시우스는 총점 48점으로 로드리(43점), 주드 벨링엄(37점)를 누르고 수상에 성공했다. 이번 수상으로 비니시우스는 지난 발롱도르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10월 29일 진행된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2위에 그치며 수상이 불발됐다.
FIFA 올해의 선수보다 앞서 진행된 발롱도르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30인 후보에서도 제외되며 큰 화제를 모았고, '메날두' 시대의 종말을 고한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첫 주자로 수상할지도 관심이 쏠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로드리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던 가운데, 주인공은 로드리였다. 막판까지 비니시우스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유로 2024 우승 주역, 맨체스터 시티 리그 4연패 핵심으로 활약한 로드리가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다만 이날 시상식은 로드리의 수상만큼이나 레알의 불참이 더 화제를 모았다.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로 레알 마드리드가 전체 선수단의 참석 보이콧을 감행했다. 구단 측은 "기준에 따라 비니시우스가 수상자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을 수상자로 선정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존중받지 않는 곳에 가지 않는다"라며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비니시우스도 시상식 이후 로드리의 수상이 확정되자 SNS를 통해 "필요하다면 10배 더 뛰겠어, 그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며 억울하다는 표현을 했고, 레알 동료들과 브라질 대표팀 동료들, 일부 레전드 선수들도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에 대해 말이 안 되는 결정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니시우스가 수상했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발롱도르에 대해 "발롱도르는 이미 지나갔다"라며 "우리에게는 6월 1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있으며, 거기서 이미 발롱도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비니시우스의 상태에 대해서는 "그는 슬퍼하고 있지만, 그것은 발롱도르 때문이 아닌 발렌시아의 안타까운 상황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에서 비니시우스가 올해의 남자 선수로 수상하자, 레알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시상식에 모두 참가했으며, 안첼로티 감독은 올해의 감독을 수상했다. 비니시우스, 벨링엄, 안토니오 뤼디거, 다니 카르바할은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레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자들의 트로피와 함께 선수단 단체 사진을 공개하며 이를 축하했다. 레알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은 도하에서 열린 FIFA의 ??더 베스트 갈라에서 상을 수상한 팀 동료들을 축하했다'라고 발표했다. 발롱도르 시상식 후의 모습과 대조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