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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가에 왔다" KIA 왜 14억 투자했겠나…ML ERA 6.54?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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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올러는 이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상향가일 때 와서 기대를 품고 있다."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이 새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30)를 향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만족감 또는 성공 확신을 표현하기는 이른 단계지만, 미국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좋은 선수와 계약했다는 KIA의 만족감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KIA는 지난 16일 올러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 100만 달러는 KBO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에게 구단이 안길 수 있는 최고액이다. KIA는 외국인 1선발 제임스 네일(31)과 총액 180만 달러(약 25억원)에 재계약을 먼저 마쳤고 올러를 영입하면서 2년 연속 우승 도전의 발판이 될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올러는 미국 텍사스주 컨로우 출신 우완 투수로 키 1m93, 몸무게 102㎏의 체격을 자랑한다. 2016년 드래프트 20라운드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돼 루키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22년부터 최근 3시즌 연속 기회를 얻었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4시즌 동안 뛰었다.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93.7마일(약 15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으로 2022년 데뷔해 두 시즌을 뛰었고, 올해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팀을 옮겨 주로 선발투수로 나섰다. 모두 36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해 5승13패, 136⅓이닝, 95탈삼진,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현역 메이저리그 선발투수인 것은 분명한데,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올해 마이애미에서는 8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4패, 42⅓이닝,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심 단장은 이런 물음표와 관련해 "올러의 평균 구속도 그렇고, 지금 어떻게 보면 하위권 지명 선수로 시작해 밑에서부터 리그를 거쳐서 계속 올라온 선수다. 지금 조금 상승세일 때 우리와 계약한 상황이다. 마이애미가 강한 팀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이닝을 던져 주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주는 상향가일 때 와서 기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트리플A 성적은 좋았다. 올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등판한 12경기(선발 6경기) 성적은 1승1패, 27⅔이닝, 평균자책점 7.48로 부진했지만,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팀에서는 6경기(선발 3경기), 3승, 25이닝,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트리플A 통산 성적은 57경기(선발45경기), 21승9패, 242⅔이닝, 253탈삼진, 평균자책점 5.01.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올러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실패했는데도 KBO리그에 가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 오클랜드 트리플A 팀에서 뛸 때는 재앙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올해 마이애미 트리플A팀에서는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지난해 트리플A 평균자책점 6.22를 기록하는 바람에 통산 기록이 5.01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리그 수준에서는 매우 견고한 투수다. 직구 평균 구속은 93.7마일까지 나오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는다'며 한국에서 높은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올러의 대단했던 한국 진출 의지도 심 단장이 기대하는 점 가운데 하나다. 올러는 지난달 13일 미국 현지에서 '올러가 KIA와 2025년 계약을 마쳤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당 내용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게시물을 수많은 태극기 이모티콘으로 장식하면서 KIA 팬들에게 호감을 사기도 했다. 당시는 KIA의 관심을 계약 확정으로 오해한 올러 측의 해프닝이었지만 올러가 얼마나 한국행에 진심인지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

심 단장은 "선수의 성향이 매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러가 벌써 KBO리그에 적응하려는 모습도 보이더라. 우리와 계약도 안 했는데 막 태극기도 걸어놓는 것을 보면"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KIA는 사실상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계약 발표는 네일과 올러까지 2명만 했지만,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3)과도 계약을 거의 다 끝낸 상황이다. 메디컬 테스트만 마무리되면 조만간 발표한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자랑하는 파워히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는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외국인 변수를 늘 안고 있었다. 1선발로 기대했던 윌 크로우(30)가 8경기만 뛰고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되면서 대체 선수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캠 알드레드(28) 에릭 라우어(29)를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하고, 시즌 막바지 턱 부상으로 이탈한 네일의 빈자리를 채울 임시 대체 외국인으로 에릭 스타우트(31)를 데려오는 등 계속 이어진 변수에 대처하느라 1년을 다 썼다.

심 단장은 "지금 외부 FA를 영입하지 못한 상황이고, 내실을 기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 선수의 승리 기여도가 아주 낮은 것은 아니지만, 현장은 힘들었어도 프런트 직원들이 잘 메꿔줘서 어느 정도 올 시즌이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 내년에는 세 선수가 바뀌지 않고 건강하게 1년을 갔으면 좋겠다. 1년을 간다는 자체가 성적이 좋은 거니까. 1년을 다 함께 갔으면 하는 그런 기대치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