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억8500만원에 선수 4명을 영입했다...어떻게 봐야 할까.
키움 히어로즈의 '방출생'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 'FA 광풍 시대'의 알찬 선수 영입인지, 아니면 '짠돌이 구단'의 처절한 전력 보강인지 시선이 나뉘어질 수 있다.
키움은 17일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연봉 4000만원에 1년 계약이다.
키움은 이번 스토브리그 방출되는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강진성, 김동엽, 장필준에 이어 오선진까지 4명의 선수가 죽다 살아났다.
강진성 5500만원, 김동엽 5000만원, 장필준 4000만원, 오선진 4000만원이다. 선수 한 명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시대에, 많이 낮은 연봉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1년이라도 더 현역으로 뛸 수 있다는 자체가 소중할 수 있다.
일단 취지는 좋다. 키움은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팀이다. 선수를 키워 메이저리그로 보내거나, 다른 팀이 파는 형식을 취해 구단 운영을 하다보니 유망주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한 시즌을 치르려면 그 젊음의 힘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경험 있는 선수들과의 신-구 조화가 필수다. 키움도 이번에 영입한 선수들이 20~30 홈런을 치고, 20홀드를 할 거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그 뒤를 받쳐주는 역할을 원할 것이다. 그러다 경쟁에서 이겨, 다른 팀 주전급 선수들과 비슷한 활약을 펼친다면 '대박'이다.
위에서 말했지만 선수들을 억지로 뛰게 하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은 키움의 부름에 다들 함박웃음이니 이를 나쁜 영입이라고 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1년 소액 계약을 체결했다는 건, 한 시즌 후 이들의 운명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냉정히 보면 보험용 카드로 영입해, 언제든 이별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프로의 또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다른 팀들은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영입 경쟁', '오버페이'같은 단어 속에 사는데 키움은 매번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가기만 하고 이렇게 방출되는 선수를 모으는 소식만 있으니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현장이나, 팬들 입장에서는 힘 빠지는 일이 될 수도 있다. 2년 연속 꼴찌를 한 상황에서, 내년 시즌에도 팬들에게 큰 희망을 주기는 힘든 영입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일례로 삼성 라이온즈가 하루 전 류지혁을 지키기 위해 총액 26억원 FA 계약을 맺었는데, 키움은 4명 선수를 데려온 총액이 1억8500만원이니 차이가 크다.
결국은 이 선수들이 내년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몸값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키움 분위기를 살려주면 이번 줄영입이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