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본인 FA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볼티모어 구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스가노 도모유키와 1년 메이저리그 계약에 합의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시대를 풍미하며 성공적인 투수로 자리매김한 스가노는 우리 로테이션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ESPN은 스가노와 볼티모어가 1년 1300만달러(약 186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2년을 활약한 스가노는 올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56⅔이닝을 던져 15승3패, 평균자책점 1.67, 111탈삼진, WHIP 0.94, 피안타율 0.229를 기록하며 생애 세 번째 센트럴리그 MVP에 선정됐다.
201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요미우리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스가노는 첫 시즌인 2013년 13승6패, 평균자책점 3.12을 기록하며 단 번에 에이스 반열에 올랐다. 2014년에는 12승5패, 평균자책점 2.33, 122탈삼진으로 첫 MVP를 수상했다.
2017년과 2018년, 2시즌 연속 센트럴리그 사와무라상을 받은 그는 2020년에는 20경기에서 14승2패, 평균자책점 1.97의 빼어난 활약으로 생애 두 번째로 MVP에 뽑혔다. 그해 말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으나,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고 4년이 지난 이번 오프시즌 다시 메이저리그를 노크하게 됐다.
NPB 12년 통산 276경기에 등판해 1857이닝을 투구해 136승74패, 평균자책점 2.43, 1585탈삼진을 기록했다. 스가노의 직구 평균 구속은 92마일 정도이고, 투심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82마일대의 슬라이더, 87마일대의 커터, 86마일대 스플리터와 77마일대 커브를 섞어 던진다.
볼티모어는 올해 에이스로 활약한 코빈 번스가 FA 시장에 나가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시즌 카일 브래디시와 타일러 웰스가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나란히 복귀한다. 따라서 스가노 영입은 번스를 잡지 못하더라도 로테이션 약화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로써 볼티모어의 내년 로테이션은 잭 에플린,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딘 크리머, 스가노, 그리고 브래디시, 웰스 순으로 구성될 수 있다. 번스가 돌아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갑겠지만, 현지 매체들은 번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티모어는 지난 8월 사모펀드의 거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 구단을 인수했다. 올해까지 최근 6년 연속 페이롤이 30팀 중 26위 이하였던 볼티모어가 이제는 투자 기조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즉 번스를 아직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근 FA 외야수 타일러 오닐을 3년 4950만달러에 영입하고 이번에 스가노를 데려온 볼티모어의 내년 페이롤은 1억1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볼티모어는 전통적으로 투수친화적이었던 홈구장 캠든야즈가 올해 타자친화적 방향으로 흐르자 내년에는 홈런이 자주 터졌던 좌측 펜스를 최대 20피트 정도 밀기로 했다. 스가노는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올해 땅볼 유도 비율이 51.1%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