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과 가격대를 겸비한 차량이 꼭 느리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자동차 보험 및 자동차 문화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는 ‘해거티(Hagerty)’가 3만5000달러(약 5017만원) 이하차량 중 가장 빠른 모델 7종을 테스트했다. 이번 테스트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해당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진짜 빠른 차’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테스트에 포함된 차량은 포드 머스탱, 현대 아반떼 N, 폭스바겐 GTI, 미니 쿠퍼 S, 마쓰다 3 터보, 스바루 WRX, 토요타 GR86이다. 각 모델은 수동 변속기 또는 제조사별 성능 패키지를 장착해가능한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도록 세팅됐다.
3만5000달러 이하 자동차 가속 성능 테스트(출처=Hagerty)
전륜구동 차량들은 직선 가속에서 다소 불리한 조건을 안고 시작했다. 급가속 시 차량의 무게가 뒤로 쏠리며 앞바퀴의 접지력이 약해지는 특성 때문이다.
폭스바겐 GTI는 241마력과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LSD)을 장착한 ‘380 스페셜 에디션’이었다. 폭스바겐 GTI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의(TCS) 문제로 시속 60마일(약 97km/h) 가속 시간에서 가장 느린 기록을 냈다. 반면 미니 쿠퍼 S는 가벼운 차체와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화로 GTI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3만5000달러 이하 자동차 가속 성능 테스트(출처=Hagerty)
전륜구동 차량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보인 것은 아반떼 N이었다. 4.9초의 제로백 기록은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전륜구동 차량 중에서도 거의 최상의 기록이다. 강력한 엔진 성능과 공격적인 휠스핀을 극복한 기술적 완성도가 돋보였다.
후륜구동과 사륜구동 그룹에서는 포드 머스탱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3 에코부스트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은 315마력을 쏟아내면서 단 4.5초 만에 시속 60마일(약 97km/h)에 도달했다.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출력과 효율적인 변속 시스템이 이를 상쇄했다.
3만5000달러 이하 자동차 가속 성능 테스트(출처=Hagerty)
토요타 GR86은 가장 낮은 출력(228마력)을 가졌음에도 경량 차체의 이점을 활용해 3위를 차지했다. 사륜구동 모델인 스바루 WRX는 폭발적인 스타트와 고회전 성능을 앞세워 2위를 차지했지만 머스탱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마쓰다3 터보는 높은 출력(250마력)과 토크를 갖췄지만 변속기 문제와 불안정한 고속 주행으로 인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였다.
3만5000달러 이하 자동차 가속 성능 테스트(출처=Hagerty)
마지막으로 현대 아반떼 N과 포드 머스탱이 맞붙었다. 머스탱은 후륜구동의 강력한 접지력과 성능 패키지를 앞세워 뛰어난 초반 가속을 보였고 아반떼 N은 고단 기어에서 빠른 가속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머스탱이 승리했지만 아반떼 N은 저렴한 가격과 수동 변속기의 재미라는 매력적인 조합으로 인상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테스트는 3만5000달러(약 5017만원) 이하에서도 강력한 속도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직선 가속만을 중시한다면 포드 머스탱이 단연 최고의 선택이다. 하지만 재미와 실용성을 함께 고려한다면 현대 아반떼 N이나 토요타 GR86 같은 모델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