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인천은 도대체 누구와 이야기 해야 합니까?"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인천은 2024시즌 K리그1(1부) 최하위에 머물며, 창단 후 처음으로 2부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전달수 대표이사가 강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곧바로 인천시에서 나섰다. 구단주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5일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최대혁 서강대 미래혁신연구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심찬구 인천 기획조정이사에게 임시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벌써 20여일이 지났다. 그 사이 비상혁신위원회는 여러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구단의 체질 개선과 혁신 방안에 집중해야 할 비상혁신위원회는 첫 회의부터 '인선 문제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최영근 감독의 경우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질설은 물론 후임설까지 돌았다. 이달 초 구단 수뇌부와 최 감독과 거취 관련 미팅을 가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혁신위원회는 새로운 감독 선임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최근 감독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 유병훈 FC안양 감독, 주승진 전 화성FC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 현직을 맡고 있는 감독들로, 하나같이 현실성이 없는 후보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비상혁신위원회와 구단 수뇌부 사이의 엇박자까지 나고 있다. 구단 수뇌부에서 비상혁신위원회의 후보군과 다른 인물들을 따로 접촉하고 있다는 설이 축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단과 상관없는 인사들까지 개입했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강등팀에 가장 중요한, 첫번째 겨울 이적시장을 허투루 보내게 생겼다. 감독은 물론, 대표이사, 단장 등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으며, 인천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재계약, 혹은 이적을 두고 이야기할 창구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선수단 관련 여러 '썰'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하나 결정된 것이 없다. 당연히 선수단 보강 역시 언감생심이다. 어떤 색깔로 팀을 꾸릴지 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인천은 26일 선수단을 소집해, 내년 1월 2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자칫하면 반쪽짜리 훈련이 이어질 수도 있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하고, 시즌에 나설 수 있다. K리그2는 '전쟁'이다. 강등 첫 해 승격에 실패한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 등은 좀처럼 2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원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철저한 준비로도 쉽지 않은데, 오히려 인천 스스로 손발을 묶어 버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