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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눈독 위즈덤, 홈런왕 데이비슨과 평행이론 → '140삼진 당해도 좋다. 홈런 40개만 쳐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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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3할-20홈런 용병을 버리다니.

KIA 타이거즈가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세 시즌 통산 타율 3할2푼에 63홈런을 때린 효자 외인 소크라테스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KIA가 점찍은 새 타자는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다. 위즈덤은 소크라테스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장타력은 월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위즈덤의 프로필은 2024시즌 KBO리그 홈런왕 NC 다이노스의 맷 데이비슨과 놀랍도록 닮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이 2할 초반에 불과하지만 20홈런 이상 때린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같다. 볼넷/삼진 비율도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데이비슨은 2023년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아시아 야구에 적응 기간을 거쳤다.

먼저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에서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2017시즌 타율 2할2푼 26홈런, 2018시즌 타율 2할2푼8리에 20홈런을 기록했다. 위즈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3년 연속 20홈런을 때렸다. 2021시즌 타율 2할3푼1리에 28홈런, 2022시즌 타율 2할7리에 25홈런, 2023시즌 타율 2할5리에 23홈런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았을 때 기록이 매우 흡사하다.

선구안을 나타내는 지표인 볼넷/삼진 비율도 매우 흡사하다.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1112타석에서 볼넷 88개에 삼진 381개를 기록했다. 타석당 삼진율은 34.3%다. 볼넷/삼진 비율은 23.1%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 통산 1473타석에서 132볼넷 540삼진을 기록했다. 삼진율 36.7%에 볼넷/삼진 비율 24.4%다.

둘은 마이너리그 기록 마저도 비슷하다. 데이비슨은 마이너리그 통산 삼진율이 약 26.6%에 볼넷/삼진 비율 약 36%로 두 부문 모두 미세하게 개선됐다. 위즈덤 또한 각각 26.7%와 35.6%를 나타내며 데이비슨과 1% 포인트 이내의 차이를 보였다.

데이비슨은 KBO리그 첫 시즌에 바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데이비슨은 131경기 567타석에서 타율 3할6리에 46홈런 119타점을 몰아쳤다. 출루율은 3할7푼으로 준수했는데 볼넷 39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142차례 당했다. 삼진율 25%에 볼넷/삼진 비율 27%다. 미국 시절과 비교해 선구안이 특별히 개선되지 않았지만 타율과 홈런이 급증했다.

이를 근거로 위즈덤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다. KIA는 위즈덤이 삼진 140개를 당해도 좋으니 홈런 40개를 바라는 것이다.

KIA 타선은 홈런타자가 필요하다. KIA는 2024년 팀OPS(출루율+장타율) 0.828로 1등이었다. 하지만 30홈런 이상 타자는 김도영 뿐이었다. 최형우가 내년에는 42세가 된다. 나성범과 짝을 이룰 거포가 절실했다. 오른손 거포의 영입으로 지그재그 중심 타선을 짤 수 있다. 이러면 상대팀에서 좌완 불펜 투입 시기가 애매해 진다. 3할-20홈런이 보장된 소크라테스와 눈물을 머금고 작별하기로 한 이유다.

변수는 적응 기간이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NPB 히로시마 소속으로 일본 야구를 경험했다.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 19홈런으로 주목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일본과 한국의 리그 수준 차이를 떠나 동아시아 문화에 어느 정도 녹아들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위즈덤은 곧바로 KBO리그에 뛰어든다.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소 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