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장현식 설명서'를 발견했을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장현식이 새로운 마무리투수라고 밝혔다. 장현식은 통산 세이브가 7개 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과거 넥센(현 키움) 사령탑 시절 김세현을 깜짝 구원왕으로 키워낸 경력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LG는 스토브리그 동안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KIA 필승조 장현식에게 4년 52억원을 보장해 FA로 데리고왔다. 두산 원클럽맨 김강률도 잡았다. 삼성으로 떠난 FA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좌완투수 최채흥을 지명했다.
LG는 2024시즌 불펜이 얇아 고생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을 받았다. 유영찬은 2025시즌 초반 결장이 유력하다. LG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구원투수들을 착실하게 영입한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의 빈자리를 채울 새 마무리투수로 장현식을 낙점했다. 장현식은 통산 91홀드를 기록한 든든한 필승계투진이다. 하지만 프로 경력에서 세이브는 단 7회다. 마무리 경험이 적다. 마무리 경험만 따지자면 베테랑 김진성이 훨씬 풍부하다. 김진성은 오래전이긴 해도 NC 시절이었던 2014년 25세이브를 거둔 적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나름대로 '장현식 사용법'을 이미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0세이브' 투수를 일약 세이브왕으로 만들어낸 이력을 자랑한다.
염 감독은 2016년 넥센 감독 시절 김세현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했다. 그때만해도 김세현은 구위가 좋지만 컨트롤이 불안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잠재력을 좀처럼 터뜨리지 못했다.
염 감독은 김세현을 적재적소에 잘 기용했다. 김세현은 2016년 62경기에 출전해 2승 무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평범했던 투수가 세이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그를 대표할 마무리투수가 탄생한 듯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넥센을 떠난 2017년 김세현은 거짓말처럼 부진했다. 2017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됐으나 끝내 부활에 실패했다. 김세현은 2017년 1승 5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으로 불안했다. 이후 김세현의 평균자책점이 5점 밑으로 내려가는 일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훗날 SK(현 SSG) 감독을 맡아 김세현을 다시 품었다. 염경엽 감독은 2020년 김세현을 다시 영입해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했다. 평균자책점은 높았지만 패전 없이 2승 7홀드 1세이브에 42이닝을 소화시켰다.
물론 여러 시즌 필승조로 자리를 굳힌 장현식과 김세현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아니다. 다만 마무리 경험이 사실상 없는 투수를 염경엽 감독이 구원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장현식에게도 기대가 모아진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