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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3시즌 10승-202이닝, 한화로 재취업 연봉 상승, 노히트 노런 거품은 아니지?[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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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98-116㎏ 거구에 긴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우완투수. 코디 폰세가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그동안 일본야구를 경험하고 KBO리그로 건너온 외국인 선수의 전형적인 커리어를 품고 있다. 짧은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자리잡지 못해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길지 않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준다.

그런데 일본프로야구가 쉽지 않다. 강력한 '투고타저'가 몰아친 지난 몇 년간 선발투수로 성공한 외국인 투수가 별로 없다. 올 시즌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양 리그 평균자책점 상위 20명 중 외국인 투수는 딱 한 명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좌완 리반 모이넬로(29)가 11승(5패)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전환한 첫해에 잠재력을 터트렸다.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 양 리그 전체로는 5위를 했다. 모이넬로는 쿠바리그에서 던지다가 2017년 일본으로 날아와 성장한 투수다.

일본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못 내도 심각하게 망가지지 않으면, 또 한 번의 재취업 기회가 있다. KBO리그가 주시하고 있다. 이전부터 체크해 온 선수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겨울엔 폰세와 토마스 해치가 한국으로 건너온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작한 폰세는 202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20~2021년 두 시즌, 20경기(선발 5경기)에 나가 1승(7패), 평균자책점 5.86을 마크했다.

짧은 메이저리그 경력을 뒤로하고 2022년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었다. 연봉 1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그해 7월 1군 경기에 첫 등판했다. 1군 데뷔전을 치르고 한 달여 만에 노히트 노런으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8월 27일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9회까지 113개 투구로 4사구 2개를 내주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해 일본프로야구에선 '괴물'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즈)의 최연소 퍼펙트 게임을 포함해 5번의 노히트 게임이 나왔다.

니혼햄의 홈구장이었던 삿포로돔에서 나온 유일한 노히트 노런이다. 니혼햄은 2004년 도쿄를 떠나 홋카이도 삿포로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지난해 다시 삿포로 인근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핀드로 홈구장을 옮겼다.

일본프로야구 첫해 14경기에서 3승6패-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7km 빠른공이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치를 높여 8000만엔이 오른 1억8000만엔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리 부상이 있었다.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4승5패-평균자책점 3.66. 그가 니혼햄에서 던진 2년간 팀은 퍼시픽리그 연속 꼴찌를 했다.

이때 KBO리그 얘기가 나왔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폰세가 삼성 라이온즈로 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일본 잔류를 선택했다. 라쿠텐 이글스가 손을 내밀었다. 8000만엔이 삭감된 1억엔에 사인했다. 라쿠텐의 입단 제의가 없었다면, 올 시즌 KBO리그에서 던졌을 것이다.

일본프로야구 3년차. 라쿠텐에서도 기대를 밑돌았다. 15경기에서 3승6패-평균자책점 6.72. 일본에서 세 시즌을 뛰면서 한 번도 100이닝을 못 넘겼다. 3년간 총 202이닝, 올해는 67이닝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1승(7패·평균자책점 5.86), 일본프로야구 10승(16패·4.54).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연봉이 올랐다. 일본언론은 폰세가 100만달러, 약 1억5000만엔(약 14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제구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KBO리그에선 빠른공이 통할 것이다', '일본야구 경험이 한국야구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한일 간의 수준차를 전제로 한 전망이다.

폰세는 한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